[주목이책] 월경독서(越境讀書)

입력 2013-08-24 08:00:00

월경독서(越境讀書) /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펴냄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 속까지 정치적인' 등에서 편견을 뛰어넘은 대안적 삶을 제시한 저자가 이번에는 '월경'(越境)을 실천하라고 제안한다. 바로 경계를 넘나드는 독서를 제안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각종 편견, 도덕, 관습, 규범, 문명 등을 두루 포괄하는 경계를 넘어선 뒤 비로소 자아를 만나고,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일의 즐거움을 역설한다.

이 책은 저자가 30여 년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읽었던 책들 가운데 근본을 뒤흔드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나 삶의 지평을 열어준 인연들을 엄선해 사유를 정리한 글이다. 평소 즐겨 읽는 문학과 인문도서 외에도, 이란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이란 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만화 '페르세폴리스'에서부터 권위의 세계에 가장 자극적인 방법으로 대적했던 시인 장정일의 시집 '서울에서 보낸 3주일', 우주 지성과 감성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해낸 과학교양서 '우주로부터의 귀환'까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또 10대에 만난, 낯선 '어른들의 세상'을 눈뜨게 했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부터, 20대 가을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깨닫게 했던 '가면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저자가 지난 30여 년간 치열하게 탐독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누구나 살면서 시험을 당하듯 숱한 질문 앞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다행인 점은 유효적절한 시기에 근사한 책들을 만났고, 의미 있는 가치들을 발견했다"고 밝힌다. 남들보다 조금 '다른' 삶을 선택한 저자가 맞섰던 질문의 무게와 독서를 통한 찾은 답들을 한 번 따라가 보자. 304쪽, 1만4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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