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수동에 희망센터 문열어
"우리 아이들의 소원은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희망다미지원센터는 친구들과 마음껏 어울려 놀고 싶다는 우리 아이들의 희망과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라는 가족의 희망을 담은 곳입니다."
주부 김모(43'여'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3년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병원에서 들었다. 김 씨의 7살 된 아들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 그 후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하던 아들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오직 병원과 집만 오가야 했고, 낮은 면역력 걱정에 친구들과 놀 수도 없었다. 학교가 아닌 집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아닌 컴퓨터를 마주 보며 교과과정을 이수해야 했다. 올 6월 3년 4개월 동안의 힘겨웠던 치료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들에게 학교와 친구는 아직 낯설고 두려운 존재다. 김 씨는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에게는 병원을 벗어나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가기 전 사회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에 백혈병 등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가족의 희망을 한가득 담은 공간이 생긴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22일 대구 중구 수동에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희망다미대구지원센터'(이하 희망센터)를 개소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남대병원에서만 소아혈액종양분야 외래환자가 1천157명, 입원환자가 847명이었다. 매년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가 대구경북지역에만 100여 명씩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집중치료와 유지치료를 모두 합친 기간은 최대 8년. 한창 학교에서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들은 긴 시간을 무서운 병마와 싸우며 병원과 집만을 오가며 보내고 있다.
희망센터는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와 가족들의 바람을 하나씩 모은 곳이다. 센터에서는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정보를 가족들에게 제공한다. 또 치료로 인해 정규학습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눈높이 교육과 문화탐방, 체험학습 등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치료'보호'교육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맞춤식 공간인 셈이다.
희망센터는 지난해 9월 서울과 울산에 처음 마련됐으며, 이달 대구에 세 번째 희망센터가 문을 연다. 대구 희망센터는 지역의 5개 소아암 전문병원에 조직된 '소아암 부모회'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일찍이 부모회에서 백혈병'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던 체험학습, 문화탐방 등을 체계화'전문화했다.
희망센터 운영도 '소아암 부모회' 어머니들이 직접 한다. 이들은 센터 운영을 위해 6주간 부모 활동가 교육을 이수했다. 희망센터도 백혈병'소아암 어린이와 가족들의 필요성에 맞는 특화된 공간으로 꾸몄다. 미술'음악'마술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실과 실내 체육을 할 수 있는 널찍한 거실과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소규모 도서관, 먼 곳에서 온 아버지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마련했다.
김영희 영남대소아암부모회 대표는 "앞으로 희망다미지원센터를 소아암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키울 수 있는 배움터와 가족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쉼터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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