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전기 아끼니 관리비↓, 500kw 이상 사용 가구엔 전기 새는 부분
대구 동구 신암동 건영캐스빌아파트(724가구) 주민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6월부터 집집마다 컴퓨터 전력절감 프로그램인 '그린터치'를 설치하기 시작해 최근엔 아파트 가구 대부분이 프로그램을 장착했다. 그린터치는 컴퓨터를 잠시 사용하지 않을 때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절전모드로 전환시켜주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그린터치로 인해 컴퓨터 1대당 절약할 수 있는 전력은 연간 110㎾가량으로 이는 소나무 17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또 지난달 1일 오후 8시 55분부터 5분간 전 가구 소등을 했고 이달 22일 다시 전체 소등을 할 계획이다.
주민 우경숙(56'여) 씨는 "컴퓨터 한 대로 당장 아낄 수 있는 전기는 많지 않지만 1, 2년 쌓이고 한두 집씩 모이면 전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짧은 시간 소등에 참여함으로써 앞으로 닥칠지 모를 더 큰 불편을 막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공통주택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절전 프로그램 보급과 전체 가구 소등, 효율성 높은 전등의 사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를 아끼고 있다.
동구 율하동 휴먼시아 15단지. 442가구가 생활하는 이곳은 주민들이 주축이 돼 올여름 '자발적 불편감수운동'을 펼치고 있다. 단지 내에 '내가 조금 부지런하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집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다양한 에너지 절약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주민운영위원회는 한 달 전기사용량이 500㎾(평균 사용량 300㎾ 내외)가 넘은 가구를 직접 방문해 전기가 새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을 한다. 또 쓰지 않는 전자제품이 콘센트에 꽂혀 있는지, 에어컨을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해 놓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 전기절약법을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공용 전기를 줄이기 위해 현재 지하주차장 형광등 290개 중 145개를 껐다. 이를 통해 달마다 3천340㎾의 전기를 절약하고 전기사용료도 39만원을 아끼고 있다. 이외에도 가로등(170W) 25개와 지하주차장 진입 램프등(150W) 10개를 전기사용량이 적고 빛이 밝은 삼파장 전등(75W'45W)으로 교체했다.
주민이자 관리소장인 이재만(40) 씨는 "무더위에 힘들지만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작은 불편을 감수한다면 전기도 절약하고 관리비도 아낄 수 있다"며 "자발적 불편감수운동을 통해 주민 간에 교류가 늘어 갈등을 줄이고 공동체를 다지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천동서맨션(111가구)은 절전을 통해 전기도 아끼고 관리비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6월 중순 220만원을 들여 지하주차장 1, 2층의 조명등을 교체했다. 20W 형광등 2개가 달린 조명등이 총 120개가 있던 것을 32W 형광등 1개가 달린 조명등 65개로 바꾸었다. 그 결과 전기사용량이 5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 3천25㎾에서 6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 1천368㎾로 줄어 54.8%의 전기를 절약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한 달에 15만원 내외의 전기사용료를 아낀 셈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내는 아파트 관리비가 매월 1천원가량 저렴해졌다.
이근수 대구시 에너지정책 담당 사무관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전기가 많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가구가 집중돼 있고 결속력이 좋아 에너지 절약의 효과가 크다"며 "국가전력 위기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생활 속에서 청소기와 세탁기 등의 사용을 줄여서 십시일반 아낀 전기가 모이면 큰 절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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