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남북관게 새롭게 시작을, 일본은 과거史 직시 필요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추석 전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전격적으로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68주년 경축사를 통해 "남북한 간에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나가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제의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고 최근 일본의 우경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한 고려말 대학자 이암 선생의 말을 빌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 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일본 아베 내각의 우경화와 신군국주의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는 유례없이 강하다"며 "최근 일본 정부에 대한 강한 유감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4일 합의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 추석 전후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DMZ내 세계평화공원 조성도 제의했다.
북한의 대남(對南)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개성공단이 잘 돼야 DMZ 평화공원 조성도 잘 될 수 있다"고 밝혀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한 직후 박 대통령이 DMZ 평화공원구상을 제의함에 따라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되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이어 박 대통령의 이산가족 상봉과 평화공원 제의에 대해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7차례에 걸친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제의에 호응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번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은 대북제의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매년 참석하던 고(故) 육영수 여사의 제39기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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