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당황…조기 진화 나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정치권에 대형 후폭풍을 몰고오고 있다. 여야는 '서민 쥐어짜기'라고 비판하며 여론을 의식하고 있으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여론의 움직임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서 "근로소득자를 때려잡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 수석은 9일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열고, "근로소득자를 때려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분이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특히 프랑스 루이 14세 당시 세금정책인 '세금을 걷는다는 건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명백한 세목 증가, 세율 인상은 경제 활력을 저해하는 걸로 보고 그런 게 아닌, 마치 거위에게서 고통 없이 털을 뽑는 방식으로 해보려고 한 게 이번 세법 개정안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긴급 진화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중산층 세 부담 증가에 따른 여론 악화에 따라 '손질'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그간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온 유리지갑 중간 소득계층 샐러리맨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한다면 이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우리 새누리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중간 소득계층에 대해 꼼꼼히 따져 심의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기회를 정국 반전의 호기로 보고 강력 대응 모드로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당 회의에서 "세법 개정안은 명백한 민생 역행으로 붕괴되고 있는 중산층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결코 이대로 통과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고, 전병헌 원내대표는 투명한 비닐 재질로 만들어진 대형 지갑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정부의 개정안은 세원이 100% 노출되는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을 탈탈 털어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광범위한 반발을 사는 만큼 이를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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