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의 미래를 준비하자

입력 2013-08-09 07:17:09

우리나라는 국토의 65%가 산지이며, 강수량의 74%는 홍수기에 편중돼 수자원 관리가 어렵다. 게다가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장마도 예전과 달리 전국적인 강수가 아닌 일부 지역에 단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퍼붓는 국지성 호우가 잦다. 올해의 경우 중부지역은 연일 폭우가 계속되는 반면, 남부지역은 폭염과 열대야 현상으로 나뉘는 등 물 이용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국내 수자원의 원천인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1.6배 많으나 인구의 과밀화로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6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강수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비해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물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자원의 계절적인 불균형을 줄이고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용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다목적댐은 홍수기에 홍수 조절을 통해 재해를 막고, 가뭄 때에는 물을 안정적으로 방류하여 생'공용수와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며 부수적으로 수력전기를 생산해 청정한 동력자원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댐 적지의 감소, 환경에 대한 관심증가, 수몰지역 발생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댐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여건이 매우 곤란한 상황이다. 다목적댐은 건설까지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물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돼 치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자원 확보는 큰 이슈이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미국은 151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신규 수도정화사업 및 수자원 개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호주, 중국 및 중동 지역은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각국 여건에 맞게 수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단순히 수자원 시설의 확충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다른 물 산업 선진국과 같이 지하수, 상'하수, 해수담수화, 폐수 재이용 등을 통합하는 물관리 토털솔루션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보다 국가차원의 물관리전략과 연계한 수자원 확보의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물관리전략은 수요측면과 공급전략 측면의 통합적 고려가 강화돼야 한다. 공급전략 측면에서는 신규 수원 개발과 더불어 물이 남는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의 이동을 위한 급수체계 조정과 비효율적이고 분산적인 물관리 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 수요측면에서는 물의 재순환과 물 절약 유인책 등이 있다.

이를 위해 K-water는 공급부문에서 4대강 상류의 다목적댐과 하류의 보 간의 연계운영을 통한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친환경 중소규모 댐 건설과 세계 물산업의 흐름인 광역화 추세에 대비해 지방상'하수도의 통합 관리체계 구축, 수요부문으로는 'K-water Bank'를 통한 전국적인 물 절약캠페인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전 지구적인 물 부족 현상을 경고하는 전망들이 적지 않다.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한정된 물을 관리하는가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를 흔히 물 부족국가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국내 물관리 체계가 선진국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수준만으로는 앞으로 가중될 물 부족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으며, 신규 수자원시설의 개발과 기존 시설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필요로 한다.

다가오는 2015년은 대구경북에서 제7차 세계물포럼이 개최된다. 물포럼의 주제는 'Future Water Together'(모두 함께 더 나은 물의 미래를 준비하자)이다. 물포럼에 즈음하여 물의 미래에 대한 대비상황을 재점검해야 한다.

박용국 K-water 대구경북지역본부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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