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옷보다 축구화 더 좋아"

입력 2013-08-08 15:02:47

경북 유일의 고등학교 여자 축구부인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 축구부 선수들. 신동우기자
경북 유일의 고등학교 여자 축구부인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 축구부 선수들. 신동우기자

"멋진 옷에 예쁜 화장, 남자친구? 그런 것 신경쓰기 전에 한 번 더 뛸래요."

이달 3일 오전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이하 포항여전자고) 운동장. 아침부터 30℃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20명 남짓한 여학생들이 땀에 흠뻑 젖어 바쁘게 뛰어다녔다.

10대 소녀의 앳된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고 체육복은 땀에 흠뻑 젖었다. 포항여전자고의 축구부원들은 삼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승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지난 2002년 창단한 포항여전자고 축구부는 현재 경북지역에서는 유일한 고등학교 여자 축구부다.

"제 꿈이요? 전국 여자축구 제패지요. 학교의 명성을 드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그만큼 멋진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 아니겠어요." 올해 주장을 맡은 김유진 선수가 자신있게 말했다.

비록 매년 각종 대회에서 4강 입성을 하면서도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지만 이들에게 전국제패는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총 선수인원 19명에 짧은 역사이지만 이들이 거둔 성과는 만만치 않다. 2007년 춘계 여자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07'2010년 여왕기, 2008'2009년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이미 다섯 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강호다.

포항여전자고의 축구는 짧은 패스 플레이를 통한 조직력이 강한 축구를 표방한다. 경기를 이기는 것보다 경기력이 좋은 축구를 목표로 하는 까닭에 선수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2012년 KFA 올해의 선수상과 여자대학부 최우수 선수상 등 2관왕에 오른 전은하(20'전북 KSPO) 선수와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김아름'김민아'오다혜 선수도 모두 포항여전자고 축구부의 주축 멤버들이었다.

덕분에 포항여전자고 축구부원들에게는 검정색과 빨간색이 섞인 유니폼이 최고의 자랑이다. 포항을 연고지로 둔 스틸러스 구단을 닮고 싶어 비슷한 형식으로 직접 맞춘 유니폼이다. 국내 여자축구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자랑하는 울산의 경우 현대 구단 측에서 유니폼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어느덧 포항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이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은 6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국여자선수권대회 우승컵 탈환을 위해 연습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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