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racck' 기록으로 본 라이온즈] (8)'풍년' 없었던 외국인 농사

입력 2013-08-07 09:11:54

뽑고 나서 후회…끈질긴 악연

스미스는 삼성 소속이던 1999년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등 그 해 40개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타율 0.287을 기록한 스미스는 2000년에는 LG에서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미스는 삼성 소속이던 1999년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등 그 해 40개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타율 0.287을 기록한 스미스는 2000년에는 LG에서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달 24일 프로야구 웨이버 공시 마감일.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로드리게스는 평소와 다름 없이 정오쯤 평상복을 입고 대구시민야구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계약 해지를 당했다.

다음날 대구구장을 들러 류중일 감독 등과 작별인사를 나눈 로드리게스는 국내 무대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40의 기록을 남기고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갔다.

삼성이 외국인 선수와의 악연을 되풀이하고 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삼성은 '외국인 농사'와는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기록집에서 눈에 띄는 삼성 선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두산 리오스가 2002~2007년 90승으로 통산 최다 승리 기록을 보유 중인 가운데 20승 이상 선수 명단엔 삼성 소속은 27승(8위)의 카도쿠라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2009, 2010년 SK에서 22승, 2011년 삼성에선 5승이 고작이니 허울뿐인 순위다. 투수 중 가장 빛나는 성적을 거둔 선수는 1998년 베이커와 2012년 탈보트 정도. 베이커는 외국인 제도 도입 첫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15승(시즌 3위)을 달성해, 삼성의 외국인 선수 시대를 열었지만, 그 후 그를 넘는 선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14년이 지나 탈보트가 2012년 14승(시즌 3위)으로 베이커 이후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삼성 외국인 투수 중 한 시즌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엘비라(2002년'13승), 하리칼라(2006년'12승), 브라운(2007년'12승, 2006년'11승), 고든(2012년'11승), 갈베스(2001년'10승), 바르가스(2005년'10승) 등 8명이고 9차례뿐이다.

타자 쪽은 어땠을까.

데이비스(한화), 우즈(두산), 브룸바(현대'히어로즈)가 통산안타'홈런'타점'득점 등에서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삼성에선 프랑코가 2000년 156개의 안타를 때려내 시즌 최다안타 공동 5위에, 그리고 그해 110타점을 기록해 이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린 게 반가울 정도. 스미스는 1999년 40개의 홈런을 쳐내 이 부문 공동 3위에, 마르티네스는 2001년 93개의 득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번뜩이는 기록 하나는 스미스가 1999년 작성한 6경기 연속 홈런. 그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25일 대구 해태전. 스미스는 3회 해태 투수 강태원으로부터 큼지막한 홈런을 때려 연속경기 홈런 수를 '6'으로 늘렸다. 7월19일 사직 롯데전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 시작한 스미스는 24일 대구 해태전서 홈런을 추가, 1998년 두산의 우즈가 세웠던 외국인 선수 연속경기 홈런 기록(4경기)을 갈아치웠고, 다음날 또다시 홈런포를 가동해 지금까지도 '외국인선수 연속경기 홈런'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미스는 이승엽과 똑같은 기간 똑같이 6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함께 보유하고 있었으나 2003년 이호준(당시 SK'현 NC)에게 타이기록을 허용했고, 2010년엔 이대호(당시 롯데'현 오릭스)에게 기록을 넘겼다.

2010년 8월 11일 사직 삼성전에서 배영수에게 2점 홈런을 뽑아내며 스미스 등 3명이 가진 6경기 연속 홈런 기록과 동률을 이룬 이대호는 다음날 삼성 안지만을 상대로 새로운 기록을 썼고, 14일 광주 KIA전 2회초 1사 1, 2루서 김희걸의 135km 포크볼을 받아쳐 켄 그리피 주니어, 돈 매팅리, 데일 롱이 가지고 있던 미국 메이저리그 기록 8경기를 넘어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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