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근무하며 10년간 가수활동…"애향심 북돋울 곳 어디든 가죠"
"향토를 사랑하는 노래가 제법 나와 있지만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워요. 대구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향토노래를 사랑해준다면 지역가수에게 큰 힘이 됩니다."
10년간 지역가수로 활동하는 양수찬(58) 씨. 그는 대중가요에 밀려 빛바랜 대구의 향토노래를 전파하기 위해 음악무대에 섰다. 고교 시절부터 꿈이 가수였던 그가 최근 향토 사랑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담은 음반을 내 화제다. '동성로에서'와 '사랑은 대박이야'가 대표곡. 이 곡은 템포가 빠르면서도 분위기가 있는 세미 트로트풍이다. '동성로에서'는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과 젊음의 활기찬 모습, 그리고 연인들의 사랑의 속삭임 등 상큼한 노랫말로 버무려 옛 동성로의 추억들을 되살리고 있다. 또 '사랑은 대박이야'는 사랑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물질만능 시대에 부모, 세대, 이성 간에 사랑의 소중한 가치를 시민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있다.
"지역 애향심을 심어주는 데는 향토노래만 한 게 없어요. 지자체들도 주민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가수를 초청해 향토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더욱 많이 제공해줘야 해요. 그래야만 향토노래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는 향토노래 보급을 위한 행사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지역 축제인 대구컬러풀축제, 대구아줌마축제, 대구 동구청 달빛축제 등에 참여해 향토노래의 아름다운 선율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우체국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노래봉사에 분주하다. 주말이나 일요일, 평일 저녁을 기해 복지관, 관공서 행사, 체육대회, 칠순'팔순잔치 등에 초청돼 노래를 선사하고 있다. 또 스마일예술공연단에 3년째 활동하는 그는 한 달에 2, 3번은 봉사단 행사에 동참해 향토노래 보급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올가을에 향토노래 새 음반도 준비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날 보고 가수 박상철 많이 닮았다고 해요. 복지관 등에 가면 '우리 박상철 왔다'고 얼마나 반겨주는지 몰라요."
그의 아버지는 6'25전쟁 때 전사했다. 그는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아버지가 생각나면 유품으로 남은 포크, 숟가락, 전사통지서를 보면서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기도 한다. 그는 매년 보훈의 달에 국가보훈처 주관 보훈가족 위문공연에도 동참하고 있다. 올해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위문공연에서 향토노래로 국가유공자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보훈가족을 위한 노래봉사를 확대할 생각이다. 가톨릭 신자로 달서우체국에서 금융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그는 경북지방우정청 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각종 행사에 초청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가수협회 대구시지회 이사인 그는 자원봉사 활동으로 국가보훈처장, 대구시장, 국방부장관 표창장을 받은 바 있다.
"향토노래는 이제 제 인생입니다. 지역의 노랫말이 담긴 아름다운 노래를 보급해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지역가수로 계속 남겠습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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