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한 영원한 첨단산업이다. 특히 산업용 섬유, 융복합 섬유, 슈퍼 소재 섬유는 기계 부품이나 첨단산업처럼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비오염 업종'으로 분류된다. 섬유도시 대구에서 섬유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30% 정도는 이런 고부가, 무공해 첨단 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무공해 섬유 업체 가운데 국가산단에 입주하기를 원하는 업체는 10여 개, 원하는 부지는 29만 7천㎡(9만 평)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구시가 '섬유'를 국가산단 입주 제한 업종으로 분류하는 바람에 분양 기회를 놓쳤다.
한때 대구 산업을 주도했던 섬유산업은 시대 변화와 함께 염색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 문제 등으로 낡은 산업 혹은 오염 산업이라는 편견을 받으며 추락 일로를 걸어왔다. 그러나 대구 섬유는 사회의 차가운 눈길을 꿋꿋하게 극복하며, IT 바이오 나노 등 신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첨단 섬유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물 산업의 중심이 되는 멤브레인과 같은 첨단 무공해 섬유까지 개발되는 마당에, 관리 감독 기관인 대구시는 섬유업을 뭉뚱그려서 오염 업종이라는 범주에 가둠으로써 섬유업의 발전 가능성을 막고 있다.
어느 산업에 특혜를 주거나 특정 업종을 배제해 버리는 불공정 행정을 펴서는 도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한때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는 섬유업에만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기계 부품업을 도외시하더니, 이제는 기계 부품업에 주목하면서 첨단산업으로 변신한 특수 섬유 업종 종사자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과거 염색 업체들이 낙동강을 오염시키면 부산 경남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어진다는 항의 때문에 무산됐던 '위천국가단지 조성 무산 트라우마'에 갇혀 멀쩡한 무공해 첨단 섬유 업체조차 대구국가산업단지 진입을 스스로 막아버린 것은 잘못이다.
세계적인 고부가 섬유 수출국인 스위스가 중국'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으로 섬유 공장을 옮기지 않고 비싼 자국에서 지속적으로 가동시키는 것은 자기공명장치(MRI) 등에 들어가는 의료용 섬유와 같은 최첨단 고급 섬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첨단 섬유 업체들 역시 차세대 전자'통신, 첨단 기계, 미래형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관련 업종 등과 함께 국가산단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 섬유산업은 낡은 산업, 한물간 산업이라는 편견으로 일률적으로 국가산단 분양에서 제외한 안일한 자세,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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