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50대 가장입니다. 결혼생활 30여 년 동안 나름 가정을 위해 열심히 돈 벌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갈수록 아내에게 대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여 집에서 가장으로서 제 자리는 없어졌습니다. 심지어 아이들도 모두 엄마 편이 되어 저는 집안의 왕따 같은 신세로 살 맛이 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젊어서 아내를 괴롭히고 힘들게는 했습니다.
술을 좋아해서 가정을 소홀히 했었고, 실수로 한때 다른 여성에게 눈을 돌린 적도 있었고, 주부이기만 한 아내를 무시하며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사과를 한 적은 없지만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아내는 갈수록 더 냉정하고, 심지어는 제 능력을 무시하고 성적으로도 냉담하게 괴롭히고 있어 저의 결혼생활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성으로서의 현실적 소망은 가정에서 존경받는 가장의 모습일 수 있음에, 가족관계에서 상당한 입지에 있는 아내에게 소외당하고 있는 귀하의 기분이 이해가 됩니다.
비록 그동안 아내에게 실망과 일탈된 행동을 했으나 한편으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세월이 있음에도, 아내로부터 비난을 받을 일만 한 사람 취급을 당할 때 귀하는 무척 서운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내는 어째서 남편이 가정에 기여한 공로보다는 실망과 상처를 준 부분만 가지고 공격하고 무시하면서 남편을 대하는 걸까요?
이것은 아내의 기억상자 속에 들어 있는 남편에 대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에 대한 분량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로 보입니다. 만약 100이라는 수치를 만점으로 만들어진 기억의 상자가 있다 합시다. 그 상자 속에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한 좋은 기억의 분량이 절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면, 남편이 상처를 준 나쁜 기억의 미미한 분량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아내들은 대체로 남편에게 행복감을 느끼고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해 드릴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이 아내의 기억상자에 절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면, 아내는 자기도 모르게 분노와 억울함이 억압되어 그 억압의 결정체가 무의식 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알알이 생채기를 내어 떠다니면서 다양한 심리적 문제로 역기능적 증상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배우자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고 존중받지 못한 여성은 우울하다 못해 무가치함을 느껴 '자기'를 포기하고 '상대'를 포기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지 않고, 상대가 기대하는 것을 무너뜨림으로써 자신의 분노를 수동 공격적으로 표출하여 '힘 약한 자의 게임'을 진행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로를 무력하게 하는 '기나긴 부부의 싸움'이랍니다.
귀하가 지금 하실 일은 아내의 기억 상자 속에 들어 있는 '나쁜 기억'을 조금씩 비워내고 '좋은 기억'의 분량이 점차 많아지도록 하는 '기억의 물갈이' 작업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쁜 기억들로 자리매김한 그 일들에 대하여 진지하고도 깊은 사과의 절차를 먼저 가지는 게 필요하리라 봅니다. 더하여 지금이라도 부부로서 주지 못했던 신뢰와 사랑을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언제까지냐고요?
아내의 기억 상자에서 '좋은 기억'의 분량이 가득 차 아내가 귀하를 대하는 태도가 존경과 사랑의 미소로 부드러워질 때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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