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경쟁 불황으로 더 이상 안 먹혀…소비자들 불편 해소
가전업체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탑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생각도 못 했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신개념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까지 가전업계의 트렌드는 '사양 경쟁'이었다. 더 크고 더 선명한 화면의 TV, 냉장고 용량의 기록 경신 등의 경쟁이 이어졌다.
하지만 장기불황으로 인한 알뜰 소비 패턴의 정착과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미니가전의 인기, 먹거리 불안에 이어진 웰빙 주방가전 등의 트렌드가 가전업계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춘 신개념 가전들이 사양 경쟁 속에 틈새시장을 노리며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한 손에 들어가 이동성을 갖춘 모바일용 포토 프린터, 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만으로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건강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식품 건조기 등이 신개념 가전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고객들도 생각하지 못한 신개념 가전
젊은 층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용 포토 프린터. 시작은 한 사원이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에 제출한 의견이었다. 기존 즉석 카메라는 간편함은 있지만 수정을 할 수 없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여러 장 뽑을 수 없다는 불편함에 착안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뽑을 수 있는 모바일용 포토 프린터의 아이디어가 탄생한 것. 이 아이디어는 공모전 수상을 통해 제품 출시로까지 이어졌다.
LG전자가 출시한 'LG포켓포토'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나 NFC(근거리 무선전송기술)로 무선 전송해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이다. 수정 없이 사진을 무조건 출력할 수밖에 없었던 제품들과 달리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력하고 싶지 않은 사진을 선택할 수 있고 동일한 사진을 원하는 만큼 인화할 수 있다. 디자인 면에서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다. 전용 인화지 가격 또한 장당 500원으로 기존 즉석카메라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하고 별도 잉크 및 카트리지도 필요 없어 유지 비용도 최소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혁신형 제품이 최근 가전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며 "LG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잠재 욕구를 연구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강에 혁신을 더한 웰빙 주방가전
최근 가장 혁신적인 주방가전으로 손꼽히는 에어프라이어는 튀김 요리 시 기름 때문에 고생하는 주부들의 애환을 해결해 주는 것은 물론 건강식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 필립스전자가 2011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200℃가 넘는 뜨거운 공기만으로 바삭바삭한 튀김 요리를 만들어 준다. 기름 없이 요리를 할 수 있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남은 기름을 처리할 수고도 필요 없다. 여기에 불필요한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어 건강한 주방가전이라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에어프라이어에 새로운 기술을 더한 '필립스 뉴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 최근 특허받은 에어스톰 기술로 기름 없이 튀김 및 구이 요리뿐 아니라 베이킹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베이킹 전용 팬이 추가된 제품이다.
적외선 웰빙 그릴 '자이글'은 삼겹살, 생선 등을 조리할 때 냄새가 배거나 연기가 나고 기름이 튀는 걱정 없이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냉동제품은 별도로 해동과정 없이 동시에 조리가 가능하다. 산소를 태우는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조리 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과 발암물질 등의 배출이 없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도 주부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리 시 냄새가 심한 생선'고기구이 외에도 피자, 토스트를 포함한 각종 빵류와 해산물, 감자, 고구마구이 등 다양한 재료들을 조리할 수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주부들의 마음을 반영한 식품건조기도 인기다. 중견기업 리큅은 국내에 식품건조기를 처음으로 선보여,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식품건조기는 사과나 바나나, 다시마, 양파 등 음식물을 넣고 건조기를 작동하면 온풍으로 급속히 건조해 바삭바삭한 건강 과자를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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