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대구 수성구 사월동)
복숭아통조림 한 입에
웃음 짓던 아버지는
까무룩 잠들어
늘 가던 산으로 가셨다
오십 평생
눈물 마를 날 없었던
어머니는 자꾸
땅으로 주저앉았다
소리 없는 눈물마다
굳은살 가시 되어
박히고
가슴에 바위 하나
얹혀 있어도
남은 이 걱정 말라고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를 병째
아버지 머리맡에 두고서는
"인자 호강하미 사나 싶더만
저리 가삐리네
야속하그러"
어머니의 깊어진 주름이
산길처럼 호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