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름휴가의 룰'…"완성차 공장·열병합발전소 쉴 때 놀아요"

입력 2013-07-25 10:28:52

"완성車 공장 쉴때" 車부품업…1,2,3차 협력업체 동시에 27일부터

'한곳이 쉬면 나머지도 쉰다'

대구 지역 대표 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섬유업계의 하계휴가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바로 '완성차 업체의 휴가'와 '열병합발전소의 점검'이다.

Kdac(한국델파이)과 한국파워트레인, 경창산업, 상신브레이크 등 대구 지역 대표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모두 다음주부터 하계휴가를 시작한다. 현대기아차와 GM 등 완성차회사가 이 기간 휴가를 실시하기 때문. 자동차부품의 경우 완성차의 의존도가 높아 국내 완성차 공장이 멈추면 덩달아서 생산을 중단한다.

자동차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라인이 서기 때문에 이때에 맞춰서 우리도 휴가를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경창산업 관계자는 "공장별로 하루 이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며 "일부 생산이 필요한 곳은 특근을 하지만 나머지는 완성차 휴가시기에 맞춰 동시에 한다"고 말했다.

1차 협력업체들이 휴가를 시작하기 때문에 나머지 2차, 3차 협력업체도 동시에 휴가를 떠난다.

한 중소업체 대표는 "완성차에 맞춰 1차 협력업체가 쉬듯이 우리도 1차 협력업체를 따라 휴가를 간다"며 "항상 하계휴가 시즌은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는 주말인 27일부터 최대 9일간 지역 자동차 산업은 '휴식기'를 가지게 된다.

섬유업체는 대구염색산업단지(염색공단)의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이 하계휴가의 기준이 된다. 염색공단은 하계휴가 동안 발전소 가동을 중단해 설비를 점검한다.

열병합발전소가 돌아가지 않으면 공단 내 125개 염색 업체들도 모두 작업을 멈출 수밖에 없다. 한 업체 대표는 "발전소가 가동이 중단되면 염색에 꼭 필요한 스팀을 공급받을 수 없다"며 "작업을 못 하기 때문에 휴가를 공단 휴가에 맞춘다"고 말했다.

때문에 입주 염색업체들도 휴가와 함께 신설비 교체 및 설비 점검에 들어가게 된다.

염색 업체가 '올스톱'이니 작업 전후로 염색이 필요한 방직과 제직 분야도 이 시기에 맞춰 휴가를 간다. 한 제직업체 관계자는 "제직을 하더라도 염색을 할 수 없으니 염색공단 휴가에 맞춰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루 이틀 정도 휴가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열병합발전소의 점검 기간이 휴가에 포함되는 것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염색단지관리공단은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을 중단,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대구 섬유업계의 하계휴가는 8월 둘째 주인 5일부터 11일까지다. 이달 말이 '자동차부품의 휴식기'라면 8월 둘째 주는 '섬유업계의 휴식기'다.

실제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조사에 따르면 공단 내 업체 중 97%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하계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공단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일주일간 휴가를 떠나고 복귀를 하면 섬유업체들이 휴가를 간다"며 "지역 주요 산업이다 보니 이들의 휴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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