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야경'고택 체험'실경 뮤지컬…"무조건 하룻밤 묵어라"
물의 도시 안동의 속살을 보려면 하룻밤을 묵어야 가능하다. 곳곳에서 연출하는 야경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고택과 고가, 실경을 무대로 한 음악회와 뮤지컬 등이 안동의 속살과 같은 밤에 아름답게 피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목책교인 월영교. 교교한 달빛이 호수에 빠지고 월영교 다리 난간으로 푸른 불빛이 피어오를 때면 밤의 절경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 여름 밤 더위를 씻어줄 분수라도 솟아오르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듯 황홀함에 빠져든다. 안동의 야경은 낙동강과 수려한 자연경관,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보는 이들의 넋을 빼놓는다.
안동문화관광단지 전망대와 유교랜드도 밤이면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안동의 영가대교는 음악 분수와 어우러질 때 가장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안동시민들의 애환과 역사가 서린 안동인도교도 형형색색 교량 조명이 다해지면 최고의 경관 다리로 다시 태어나 영호루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안동의 대표적인 도심 속 생활공원으로 단장한 웅부공원도 밤이면 조명이 밝혀지고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영가헌과 대동루, 종각, 신목 보호 담장에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해 이들 시설물들이 더욱 돋보이고 안동의 심장부 웅부공원의 잠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뿐이랴. 안동의 밤에는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각종 공연물들이 곳곳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실경뮤지컬이라는 생소했던 새로운 공연 장르가 안동에서 시작돼 자치단체들마다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교문화를 근간으로 한 고택음악회를 비롯해 고택과 고가 체험, 달빛걷기 등도 안동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정신문화중심도시를 준비하다
20일 오후 8시, 안동시 성곡동 안동댐민속촌 이원모 와가에서는 색다른 음악회가 열렸다. 안동시와 안동국악단이 함께 마련한 이날 음악회는 '2013고택음악회 Time'n tune'으로 이름 지은 두 번째 공연 '해금 프리마돈나 안수련의 이야기 선율-클레멘타인'은 굉장히 실험적이고 새로웠다는 평가를 얻었다.
공연 내용의 고급화는 물론, 관객과 함께 감성을 주고받는 형식과 안동지역 전통문화를 잘 버무린 음악회로 앞으로 안동지역 고택음악회가 지양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날 음악회에는 김행자'권영숙 씨 등 여성군자장계향선양회 안동 전통음식 전문가들이 직접 재현해낸 음식디미방의 이화주를 푸드코디네이터 김기희 교수가 읊조린 '호박잎 접시'와 '별이랑 같이 먹는 수제비'라는 시를 안주 삼아 음미해 옛 성현의 그윽한 숨결과 고택의 겸손함,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래는 해금이 어우러진 무대로 만들었다.
안동시와 안동국악단은 이에 앞서 6일에도 이원모 와가 야외마당에서 첫 번째 고택음악회인 '별빛 하늘길 음악이 흐르고'라는 제목의 재즈선율을 안동식혜를 원료로 만든 와인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이 음악회는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정신문화중심도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신문화의 재창조'산업화를 통한 문화융성의 가치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경북도는 새 정부 국정과제의 하나인 '정신문화 가치 재조명을 통한 진흥'의 일환으로 정신문화중심도시 연구에 들어갔다. 신도청시대 중심지인 안동을 비롯해 경북 북부 지역에 흩어진 정신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 정체성과 지역개발, 문화 재창조와 산업화가 가능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나선 것.
이 연구는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정신문화를 새로운 콘텐츠로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안동지역의 고택음악회와 실경뮤지컬, 고택체험과 각종 생활 속 문화 콘텐츠가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경북도 '정신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 연구를 맡고 있는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고택음악회는 서울지역에서도 잘 찾아보지 못할 정도의 높은 수준과 감성적 공연물이었다"며 "지역의 고택'고가 음악학회가 단순한 보여주기식을 벗어나 관객과 호흡하고 높은 수준의 공연으로 거듭날 수 있는 모범사례를 만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역사문화 콘텐츠 실경뮤지컬
안동은 실경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 곳이다. 숱한 역사문화자원과 풍부한 이야기들이 산재한 안동지역에서 역사 속에서만 존재하던 인물들을 끄집어내 이야기 옷을 입히고 고택과 자연경치(실경)를 무대로 한 공연물로선 보인 것.
역사인물 퇴계 이황을 주제로 한 실경뮤지컬 '사모'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안동의 지역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8년 제작에 들어가 2009년 6월에 첫선을 보이면서 교과서에 수록되고, 실경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등 전국적 관심을 끌어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안동지역의 '락-나라를 아느냐?' '왕의나라' '부용지애'를 비롯해 고령의 '가얏고', 영주의 '정도전' '금성대군' 등 경북의 문화콘텐츠 전성기를 이끌어 냈다. 특히, '사모'는 수억~수십억원이 투입되는 콘텐츠와 달리 수천만원에 불과한 소규모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예산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를 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2013전국생활체육대축전' 기간 동안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퇴계 선생이 태어난 노송정종택에서는 '사모'를 새롭게 제작한 '퇴계 연가'가 두 차례 공연됐으며 문중 종손과 뮤지컬 등 문화 전문가들을 감동시키면서 안동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이 공연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문화기획 전문가 20여 명을 비롯해 경북도와 한 브랜드 관계자,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공감 담당 기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경북도 '정신문화' 프로젝트 연구원, 서울지역 뮤지컬 전문배우와 음악감독 등이 대거 참석해 작은 시골마을 안동문화의 저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명성황후를 기획한 에이콤 김주석 기획실장 등 전문가들은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루면서 무대 변화없이 보여주면서도 자연스러움에 놀랐다. 지역 배우들의 연기력이 전문 배우들 못지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이 같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연한 안동지역의 문화 생명력에 감동 받았다"며 "1회당 3천만원에 불과한 저예산 공연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과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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