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회복·비용… 서울보다 뒤지지 않아"
"2010년 6월 간이식 200례를 달성하고 인터뷰를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0례를 달성했습니다. 새삼 뿌듯한 느낌도 들고,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도 무겁습니다. 그만큼 환자들이 의료진을 신뢰하고 찾아온다는 뜻이겠지요."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 최동락 교수는 B형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경화로 간의 기능을 잃어 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희망이다. 2003년부터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뒤 차츰 수술 건수가 늘기 시작해 현재 매년 70례 이상을 해내고 있다.
"2003년에 50례를 달성했고, 이후 꾸준히 늘어서 올해는 벌써 47례까지 해냈습니다. 영남권을 통틀어 연간 20례 이상 수술하는 병원이 우리 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뿐입니다. 우리 병원처럼 70례씩 해내는 병원은 전국적으로도 몇 곳 안 됩니다."
전국적으로 손꼽힐 만큼 간이식 수술을 많이 하지만 최 교수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1천100례 정도 간이식 수술이 이뤄집니다. 인구 대비로 보면 대구경북에서 110례 정도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가 하는 70례 정도가 고작입니다. 사실 이 중에는 서울, 제주, 전라도 환자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지역 환자는 더 적다고 봐야 합니다."
바꿔 말해서 여전히 매년 40~50명의 간이식 환자가 서울로 간다는 뜻이다. "지난해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에서 생체간이식 60건, 뇌사자 간 기증 14건 등 성공적인 수술이 이뤄졌습니다. 수술 결과를 놓고 볼 때 서울지역 어느 병원보다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앞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무작정 서울행을 택하는 환자들이 있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단순히 수술 건수가 많은 것이 아니다. 공여자 2명의 간을 1명에게 이식하는 2대 1 수술, 혈액형이 서로 다른 사람끼리의 이식 수술, 간-췌장 동시 이식수술 등 난이도가 높아서 함부로 흉내도 못내는 수술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최 교수는 인터뷰 내내 그릇된 정보를 갖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는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수술 결과는 말할 것도 없고 환자 보호자의 부담이나 수술비용 등에서도 지역이 훨씬 유리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우리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으면 환자가 부담하는 돈이 서울에 비해 60% 정도면 충분합니다. 서울로 오가는 교통비나 숙박비, 제반 비용은 제외한 겁니다. 건물이나 병원 이름이 간이식 수술을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수술에 필요한 장비는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가 최신형이고 더 뛰어납니다. 간이식만큼은 우리를 믿고 맡겨 주십시오."
최동락 교수는 간이식센터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한영석, 김주동 교수 등과 함께 전국 최고, 나아가 세계 최고의 간이식 수술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10년 전 간이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만큼 해낼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하지만 해냈습니다. 세계에서 간이식을 가장 잘하고,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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