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un, 더 재미있어 진다

입력 2013-07-23 07:46:02

올해 e-fun은 게임과 문화를 결합한 시민축제로 열릴 예정이다. 미디어 파사드 장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제공
올해 e-fun은 게임과 문화를 결합한 시민축제로 열릴 예정이다. 미디어 파사드 장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제공
넌버벌 퍼포먼스
넌버벌 퍼포먼스

'이펀'(e-fun)이 올해 새롭게 태어난다. e-fun은 대구를 대표하는 게임 축제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콘텐츠 행사지만 지난해까지 예산이 넉넉지 않아 명맥만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국비 예산이 확보돼 예년보다 행사가 훨씬 풍성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대구시는 행사 이름 또한 'e-fun 2013 글로벌게임문화축제'로 바꾸고 기존 B2B(기업 간 비즈니스)에서 게임과 문화를 결합해 시민 축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개념의 축제로 탈바꿈

올해 행사는 한동안 끊겼던 국비 예산이 확보돼 총 5억5천만원(국비 2억5천만원, 시비 3억원)으로 운영된다. e-fun은 지난해까지 12회 치러진 게임콘텐츠 행사다. 하지만 2007년 8억원이던 이펀 예산은 매년 줄어들어 B2B 형식으로 명맥만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도 시비 3억원으로 행사가 치러졌다.

올해는 사업비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B2B 형식이 아닌 초창기와 같이 시민 축제 형식으로 열린다. 특히 게임에 문화를 접목해 음악과 미술을 적극 활용하는 콘셉트를 잡았다. 게임중독이나 청소년 비행 등으로 게임에 대한 나쁜 인식을 바꾸고 게임에 예술성을 부여해 지속가능하고 차별적인 게임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대구시의 방침이다. 올해 행사는 10월 11~13일 대구예술발전소와 도심 일원에서 열려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와 대구컬러풀축제 등과 연계할 계획이다.

올해 행사는 크게 ▷게임 퍼포밍 아트(공연) ▷게임 아트(미술) ▷게임 도심RPG ▷콘텐츠 스타트업(창업)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게임 퍼포밍 아트는 게임음악이나 영상 등을 활용해 복합적인 공연물을 시연하는 행사다. 게임의 요소를 퍼포먼스로 만든 '넌버벌 퍼포먼스'나 게임음악 등을 편곡한 'DJ 콜라보레이션', 국내외 인디밴드들이 참여하는 '밴드 공연', 국내외 유명게임을 뮤직비디오로 상영하는 '게임영상음악 상영' 등이 기획돼 있다.

게임 아트는 국내외 유명 게임아트스트들의 일러스트 등을 전시하는 '게임아트전시회', 게임 아트웍스를 소재로 한 '아트공모전', 국내외 유명 게임 영상소스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게임을 3D로 보여주는 '게임3D 영상관'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올해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도심RPG 게임'이다. 도심RPG 게임은 초창기 e-fun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만큼 인기를 끌다 없어진 이벤트로 올해 새롭게 부활한다. 도심RPG 게임은 게임 캐릭터를 부여받은 참여자들이 5개 내외의 포스트미션수행게임을 통해 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2'28공원에서 북성로 등을 거쳐 대구예술발전소로 이어지는 게임 코스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콘텐츠 스타트업'은 올해 처음 시도되는 프로그램이다. 재능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창조적 제품을 통해 스타프로젝트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으로 개인이나 팀별로 프레젠테이션 및 IR을 진행하고 심사위원 및 관객들의 평가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주행사장 놓고 의견 분분

지역 경제계는 올해 e-fun이 열리는 주행사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행사장인 대구예술발전소가 적합한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 대구예술발전소는 시가 중구 수창동 옛 KT&G 건물을 지난해 9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준공한 건물이다. 대구 예술의 상징 중 하나인 대구예술발전소가 게임과 문화가 접목된 이번 행사의 이미지와 부합되는데다 이번 행사를 통해 예술발전소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지도가 낮고 접근성이 떨어져 주행사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잖다.

지역의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엑스코에서 행사를 치렀는데 올해 장소를 옮겨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예술발전소가 도심에서 가깝고 이전에 여러 행사도 치러진 만큼 주행사장으로 무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주행사장으로서의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의 한 경제계 인사는 "위치가 외진 곳이라 교통이 불편하고 인근에 주차장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축제보다는 대구예술발전소 활성화를 위해 장소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축제를 하면 주변에 먹고 쉴 만한 시설이 많아야 하는데 그런 시설이 별로 없다"며 "굳이 대구예술발전소를 잡았다면 시민들의 참여를 최대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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