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물 흐르듯이 편안하게, 스윙도 70∼80% 정도 힘으로
지금 세계 골프계의 핫 이슈는 단연 박인비다. US여자오픈까지 우승하고나니 이젠 어디까지 우승행진이 이어질까 하는 것이 모든 팬들의 관심이다. 박인비 선수의 장점은 안정감이다. 드라이버, 아이언은 물론이고 모든 투어프로들이 부러워하는 퍼팅,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까지,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아우르는 표현이 바로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스로의 경기력을 믿고 확신하면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건 모든 골퍼들이 알고 있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보면 결국 그걸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최종 승리자가 된다.
안정된 골프를 위해 박인비 선수는 어떤 순간에도 무리하지 않는다. 항상 편안하고 쉽게, 물 흐르듯이 상황에 맞게 볼을 처리할 뿐이다. 클럽의 선택에도 이런 안정감이 잘 드러난다. 박인비 선수는 한 인터뷰에서 클럽을 선택할 때는 "편안하고 안전하며 관용성이 높은 클럽을 선택한다"고 한 바 있다.
아이언 헤드는 큰 것을 선호하고 평범한 캐비티 백의 단조아이언 헤드를 사용하며 샤프트도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90g대 R플렉스의 평범한 스틸샤프트를 사용한다. 드라이버도 마찬가지다. 로프트가 낮은 8.5도의 드라이버 헤드에 60g 초반의 SR플렉스의 샤프트를 사용한다.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스윙을 하기 위해서다. 더 무겁고 강한 샤프트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경기에 임할 때 "70~80% 정도의 힘으로 편하고 쉽게 스윙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웨지는 피칭웨지 45도 외에 47도, 51도, 57도 웨지를 갖추고 120야드 이내의 거리를 정교하게 나누어서 공략한다. 이 역시 편안하게 풀 스윙으로 거리를 맞추기 위해서다. 모든 선수의 경외의 대상인 퍼터는,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양쪽 끝이 이빨처럼 길게 튀어나온 말렛형 헤드에 더블밴드 샤프트를 3년째 사용하고 있다. 마법의 퍼팅 요령도 간단하고 익숙하다. '보고, 감을 잡고, 스피드에 집중해서 굴린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런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자기 확신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박인비 선수의 골프클럽은 셰계랭킹 1위에 걸맞은 특별한 부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드라이버 헤드의 로프트를 제외하곤 일반인 수준의 평범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시타와 측정, 분석을 통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적정 스펙을 산출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근본적인 클럽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다만 자신에게 클럽이 잘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통계를 보면 박인비 선수는 평균타수 69.5타로 1위, 홀당 평균 퍼팅 수도 1.707개로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1위이다. 그린 적중률도 74%로 10위를 기록하여 안정된 플레이를 선호하는 랭킹 1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비해 티샷의 통계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70%로 47위의 중위권에 머물며, 많은 골퍼들의 관심인 드라이버 비거리는 250.714 야드로 76위에 머무르고 있다. 박인비 선수를 보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우승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 수도 없이 들은 얘기겠지만 박인비 선수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상훈 huni7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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