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교동시장 등 6개 지점 구조조정

입력 2013-07-19 09:48:27

경기 침체에 저금리 시중은행 몸집 줄여…대덕맨션·고성동 등

은행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은행은 달서구 은하지점을 비롯해 대구지역 6개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은행은 달서구 은하지점을 비롯해 대구지역 6개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은행들은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몸집 줄이기를 하고 있다.

◆대구은행 6개 지점 다운사이징

대구은행은 조직 효율성 증대 및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이달 23일 중구 교동시장지점을 비롯 북구 고성동지점, 서구 대평리지점, 남구 대덕맨션지점, 달서구 은하지점, 동구 효목시장지점 등 대구지역 6개 지점을 출장소급인 영업점으로 규모를 축소한다. 대구은행은 지점 다운사이징을 통해 확보한 인원은 인력 보강이 필요한 지점에 우선적으로 배치해 영업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의 이번 지점 리모델링은 영업 환경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교동시장지점의 경우 대출보다 예금 고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예금 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이달 23일 교동시장지점이 영업점으로 개편되면 대출 규모가 큰 기업대출(가계대출 제외) 업무는 인근의 중앙로지점으로 이관된다.

또 은하지점에는 여성 직원만 배치된다. 은하지점이 아파트단지 내 위치하고 있어 고객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고객 친화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애인처럼이라는 경영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 규모가 축소되는 영업점 이름을 모두 OO사랑점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주로 점포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6개의 점포를 통폐합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4개 정도의 점포를 더 줄일 계획이다. 올 들어 15개의 점포를 줄인 우리은행도 연말까지 5개 점포를 추가로 감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22개 점포를 줄일 방침이다. 적자를 내고 있거나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점포들이 대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점포 통폐합을 하고 있는 씨티은행은 조만간 3개 점포를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내년에도 15개 점포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HSBC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국내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시키기로 하고 10개 지점을 폐쇄한다.

은행들이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올 1분기 전체 점포수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올 3월 말 점포수는 7천671개로 지난해 말(7천698개)보다 27개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173개가 정리된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올 1분기 이어 2분기 수익 전망도 암울

은행들이 지점 규모와 수를 줄이는 이유는 저금리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금융시장이 활황이었을 때에는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점포를 늘렸지만 지금은 점포를 많이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되는 상황이다. 국내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익은 1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천억원)보다 45.5%(1조5천억원) 줄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 KB,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평균 3천372억원으로 전년 동기(4천530억원)보다 25.6%(1천158억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용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해보려는 차원에서 점포 정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적자 점포 현황과 정리 계획을 제출받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산간벽지 점포 등을 적자라고 폐쇄하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다. 은행이 세운 정리 계획이 적절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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