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의 대구 도심 출몰이 잦아지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멧돼지는 그동안 주로 겨울철에 먹이 부족으로 산을 내려왔으나 최근에는 번식기가 끝나는 6, 7월 무렵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등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멧돼지의 빈번한 도심 진출은 자칫 인명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주의와 적극적인 퇴치책이 요구된다.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해 소동이 벌어진 것만도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멧돼지의 잦은 도심 출몰에 대해 당국은 최근 몇 년 새 대구 외곽 지역의 멧돼지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먹이를 찾아 계속 이동하는 멧돼지의 습성상 정확한 개체 수 파악도 거의 불가능하다. 천적도 없고 개체 수 증가에 따른 먹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도심의 민가 주변에 내려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달서구'달성군 등 일부 지자체가 유해 조수 수렵 기간이 아님에도 수렵 허가 방침을 세우고 적극 멧돼지 퇴치에 나선 것은 그만큼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멧돼지를 막을 근본적인 방도가 못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엽사를 동원해 한 해 멧돼지를 포획하는 수량이 100건 남짓이어서 사실상 인위적인 개체 수 조절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대피 요령 등 피해 예방책을 시민에게 적극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산과 와룡산, 팔공산 등 시 외곽 산지의 멧돼지 포획을 위한 트랩 설치도 신중히 검토하는 한편 기간 제한 없이 수렵을 통한 포획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 인명 피해를 내고 뒤늦게 허둥대는 일이 없도록 미리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