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폭염에 녹다

입력 2013-07-11 11:17:49

인부 2명 실신,학교 단축수업 등 피해 속출…당분간 열대야 계속

대구경북이 무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더위로 인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대구경북 순간 최대수요 전력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가 하면 초'중'고등학교 단축수업까지 잇따르고 있다.

◆폭염 피해 속출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5.9℃를 기록한 10일 오후 6시 21분쯤 달성군 옥포면 교항리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한모(47'대구 남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퇴근시간이 되어도 현장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자 찾아 나선 직장동료 장모(67) 씨가 약 7m 높이의 비탈길 아래쪽에 추락해 숨져 있는 한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한 씨가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노동일을 해오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34.4도까지 치솟은 의성에서는 10일 오후 1시 25분쯤 의성군 비안면 도암2리에서 밭일을 하던 배모(59'여) 씨가 식을 땀을 흘리며 쓰러진 뒤 구토 증세를 보였다. 또 이날 오전 10시쯤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 연화마을 입구 호박하우스에서 일을 하던 이모(48) 씨가 쓰러졌다.

이에 앞선 8일에는 의성군 금성면 탑리리 이모(68) 씨의 육계농장에서 닭 3천7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의성군은 이 농장에서 3만3천여 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더위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축 수업에 전력 사용량 최고치

10일 폭염 경보가 내려진 대구에서는 초교 5개교, 중학교 15개교, 고교 2개교 등 22개교가 학교장 재량으로 단축 수업을 실시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폭염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날 폭염 비상 대책반을 구성, 운영에 들어갔으며 학교별 대책반은 폭염 발생 시 실외'야외 학습을 자제 또는 금지하고 학생들에게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하는 등 '폭염 발생 단계별 조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전력 수요 역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10일 오후 4시 대구경북 지역 하계 순간 최대수요 전력이 828만2천kW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7월 25일의 종전 최고치(820만2천kW)를 경신했다. 전국적으로도 전력수요가 늘면서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됐다. 이는 장마기간임에도 남부지방에 폭염과 열대야 등으로 전력수요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무더위 계속

당분간 무더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11일 대구'포항'안동'예천'영양 등의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넘기는 등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서 사흘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는 10일 밤 10시 기온이 31.8도를 보이는 등 밤새 28도 이상을 유지하다 11일 새벽 3시쯤부터 27도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은 풍속도 2.0m/s 안팎으로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대구경북 지역은 11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4도 안팎을 보이는 등 무더위가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는 14일쯤에야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열대야는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달성 김성우'의성 이희대'채정민'김태진'칠곡 이영욱'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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