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 양적완화 당분간 유지 시사

입력 2013-07-11 10:30:21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규모축소 시사 발언으로 아시아는 물론 신흥국 금융시장을 초토화시켰던 버냉키 의장이 이번에는 '약'을 들고 나왔다. 당분간은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중을 피력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11일 새벽(한국시간) 전미경제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며 "경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적인 고용안정과 물가안정을 위해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 조치를 단기간에 중단할 계획은 없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실업률(7.6%) 외 노동시장 참가율, 불완전고용, 장기 실업 등 다양한 고용안정 지표들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최근 소비자물가(1%) 수준도 높지 않아 경기부양정책을 좀 더 구사해도 무리가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더 경기부양적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거시경제정책의 측면에서도 재정정책이 상당히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더 가야 한다"는 표현으로 단기간 내 채권매입 중단이나 속도조절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NH농협증권은 11일 "미국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한 반면 동부증권은 "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출구 전략 관련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어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국내 경기 진작과 직결되는 미국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위험요소가 있긴 하지만 부동산시장, 자동차 판매, 가계소득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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