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V 조각상 독도에 설치 무산

입력 2013-07-04 11:22:31

크라우드 펀딩업체 추진, 누리꾼 반발 여론에 좌초

독도에 광복절을 기념해 로보트 태권V 조각상이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크라우드'소셜 펀딩업체인 '유캔펀딩'은 최근 독도에 트롬본을 부는 로보트 태권V와 솟대를 설치하기 위해 다음 달 14일까지 1천만원을 모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크라우드'소셜 펀딩이란 일반인이 큰 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 필요한 자금을 인터넷 등을 통해 공동 모금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기부를 통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 로보트 태권V 제작은 조각가 김택기(42) 씨가 맡았다. 김 씨는 동아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유학, 파리1대학 등에서 공부했으며 철사를 이용한 각종 태권V 조각으로 꾸준히 전시회를 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특히 악당을 쳐부수는 태권V보다는 피아노를 치는 등 음악가 태권V로 유명하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트롬본 로보트 태권V 조각은 다음 달 15일 독도에 전시된 후 울릉도에 있는 안용복기념관에 보존해 일반에게 공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발표되자 인터넷에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누리꾼 등은 "일본 만화 '마징가Z'와 표절 시비가 있는 태권V를 세우는 것은 또 다른 놀림거리가 될 수 있다" "만화 캐릭터보다는 안용복 등 민족 열사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지 않겠나" 등 반대여론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쏟아냈다. 특히 이러한 사실이 인터넷상에 이슈화되면서 3일에는 유캔펀딩 홈페이지가 잠시 다운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조각가 김택기 씨와 유캔펀딩 측에서는 "단순히 평화를 수호하는 상징물이다. 어떠한 정치적 이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예술로 봐달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반대여론에 부딪혀 4일 프로젝트를 철회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유캔펀딩 관계자는 "로보트 태권V 프로젝트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김택기 작가의 요청에 따라 진행을 취소했다. 프로젝트로 인해 빚어진 논란에 대해서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총 14분께서 100만~2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주셨고 후원금액은 모두 안전하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울릉'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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