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J 이재현 회장의 반사회적 범법 행위

입력 2013-07-02 10:56:52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예상했던 대로 구속 수감됐다. 700억 원대의 세금을 포탈하고 CJ그룹 계열사 자금 1천억 원대를 횡령했으며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3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다. 일단 검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혐의만 이렇다. 임직원의 명의를 빌려 서미갤러리를 통해 1천억 원대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비자금을 세탁한 의혹과 차명 재산으로 CJ 계열사 주식을 사고팔면서 주가를 조작한 의혹도 있다.

한마디로 한국 재벌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기업 범죄의 종합판이라 할 정도로 반사회적 범죄 행위들이 빼곡하다. 이를 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시대는 21세기에 진입한 지 10년이 넘었고 경제 환경은 새롭고 창의적인 발상을 요구하는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데 한국의 재벌은 치부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민 자본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 회장은 재벌 3세다. 척박한 환경에서 기업을 일구려다 보니 '개같이' 벌어야 했던 재벌 1세대와는 달라야 한다. 1세대와는 달리 좋은 환경에서 체계적인 경영 수업을 받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도덕 경영' '투명 경영' '준법 경영' 같은 시대의 요구를 학습할 기회도 많았다. 그렇다면 '개같이' 벌었지만 '정승같이' 쓰지도 못한 1세대의 생각이나 방식과는 철저히 결별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개같이' 벌려는 탐욕과 부도덕에서 1세대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나쁜 것, 배우지 말아야 할 것만 골라서 배운 모양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도 자신의 손자가 이렇게 부도덕한 기업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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