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쟁 위해 안전 등한시 피해 주민 입장 고려해야"
27일 오후 칠곡군 약목역 인근 교동지하도. 이곳은 국도4호선에서 약목 고속철도 보수기지 내 철도CY(컨테이너 적치장'구미철도CY)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약목역에서 나온 컨테이너 차량 1대가 역S자로 구부러진 지하도를 조심스럽게 통과했다. 지하도는 좁고 커브가 심해 길이 13m에 이르는 차량은 반대편 차로를 침범해 양쪽 지하도벽을 스치듯 통과했다. 지하도 건너편에는 구미철도CY와 교리에서 오던 다른 컨테이너와 일반차량이 이 차량이 빠져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승용차를 몰던 김치호(47'교리 A기업 상무) 씨는 "컨테이너 차량이 줄지어 움직일 때면 20분 이상 기다린 경우가 허다하다"며 "항상 지나다니는 지하도지만 중간에서 컨테이너와 마주치면 무섭다"고 말했다.
다음 달 운영 재개가 결정된 구미철도CY 인근 지역은 고질적인 교통사고 위험과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지만 도로가 좁고 구불구불해 통행 여건이 극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아찔한 컨테이너 차량 통행은 교동지하도를 비롯해 약목면소재지에서 진입하는 동안지하도, 아시아시멘트 인근 경호천 잠수교와 경부선철로 지하도, 동안리에서 구미철도CY로 이어지는 농로 등 거의 전역에서 이뤄진다.
특히 동안지하도는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이 있어 약목면에서도 교통이 가장 혼잡한 곳이다. 교동지하도 인근 한 업주는 "주로 구미공단 또는 약목역에서 온 컨테이너가 교동지하도나 아시아시멘트 뒷길이 막히면 이곳을 통해 구미철도CY로 들어가는데 소재지 내의 좁은 길에서 직각인 2차로의 동안지하도에 진입하면 컨테이너 차량 1대가 양쪽길 네 개의 차로를 모두 막아 모든 차들이 멈춰야 한다"며 "구미철도CY가 운영될 때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일반차량이 통행하는 교동지하도나 동안지하도를 대형 컨테이너가 지나다니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시멘트 뒷길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구미에서 온 컨테이너가 좌회전해 진입하려면 2, 3번 방향을 틀어야 한다. 양쪽 차로는 수시로 막히기 일쑤이고, 비로 인해 경호천 잠수교가 잠기기라도 하면 컨테이너 차량을 뒤따르던 일반 차량들은 의외로 깊은 물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안리 국제종합기계 삼거리에서 구미철도CY 지하도까지 농로는 북삼읍 오평리나 약목면 덕산리를 통해 진입하는 컨테이너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 임경용 동안리 이장은 "폭이 5m에 불과한 농로인데 컨테이너가 지나다녀 트랙터는 고사하고 경운기와도 교행이 어렵다. 농로로 컨테이너가 다닐 수 없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지경"이라며 "인근 교리, 복성리, 남계리, 덕산리, 오평리 등과 구미철도CY 재가동 반대 비대위를 구성해 결사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목지역 한 주민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구미철도CY 재가동 반대는 당연하다. 정부도 수출경쟁력을 빌미로 약목주민들의 안전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7년 동안 피해를 입어온 주민들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가정책상 추진이 불가피하면 정부는 관련 주민들의 피해 구제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사진= 약목역에서 온 컨테이너 차량이 구미철도CY로 가기 위해 교동지하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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