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성적 7승 2무 8패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중반 큰 위기를 맞았다.
예년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힘을 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에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1위와 5위 간 승차는 2.5경기.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는 집단 선두 경쟁 체제에 돌입한 형국에서 삼성의 처지는 그다지 유리할 게 없다. 삼성은 최근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하향 곡선을 그리는 반면 경쟁 팀들은 무서운 속도로 승수를 쌓으며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서 자칫 연패를 당해 순위가 처진다면, 이를 만회하는 데는 상당히 애를 먹을 수 있다.
삼성이 여름에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투'타에서 동반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올 시즌에도 여름에 힘을 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예년 같으면 이 시점에서 지쳤을 팀들이 올해는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는 것도 삼성의 선두 수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삼성이 전력을 추슬러 강자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공동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준 다른 팀들은 올해만큼은 삼성에게 우승컵을 내줄 수 없다는 '반(反) 삼성' 정서가 팽배하다. 삼성이 만약 이런 회오리 속에 갇혀버린다면 최악의 경우 '가을야구'마저 접어야 할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
삼성의 위기 증후는 투'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달 9일 이후 삼성은 선두 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최근 8경기에서 2승1무5패로 고전했고, 6월 전체 성적도 7승2무8패로 승률 5할이 되지 않는다.
타선은 6월 17경기에서 0.268로 9개 팀 중 7위에 그치고 있고 경기당 평균 득점은 4.24점으로 9개 팀 중 8위다. 5월 4.91점, 4월 5.74점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졌다. 그 중심엔 이승엽의 부진이 녹아 있다. 이승엽은 3번과 4번을 오가며 6월 16경기에서 홈런 4개와 13타점을 올렸으나 타율이 0.169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선발진도 흔들리고 있다. 6월 17경기에서 삼성이 거둔 7승 중 선발승은 겨우 2승이다. 6월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4.21로 3점대를 유지했던 4, 5월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진한 이승엽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등 위기탈출을 위한 변화는 읽을 수 없다. 거기에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자만심'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비로 하루를 쉰 삼성은 28일부터 대구서 선두권의 향방을 가늠할 KIA와의 중요한 3연전을 치른다. 삼성이 시즌 상대전적에서 KIA에 5승1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KIA가 최근 10경기서 9승1패를 달리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이 과연 현재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이번 3연전을 치러내는 삼성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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