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발명품…우린, 만들어 사용한다
얼마전부터 취미가 하나 생겼다. 파라코드 공예가 바로 그것이다. 파라코드는 낙하산(parachute)에 사용되는 줄인데, 편조피복 안에 5~9개의 나일론 섬유로 된 코어(속심)가 들어 있어 아주 튼튼하다. 550파운드의 장력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으로 '550파라코드' 혹은 '550코드'라고 부른다.
일반인들에게 공급되는 파라코드는 상업용 파라코드이며 군용으로 제작되는 것은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다. 색상은 아주 다양하며 군에서 사용하는 파라코드는 카키, 브라운, 그리고 위장색(camouflage)이 있다. 이 공예는 현재 북미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액세서리로 서바이벌 팔찌, 목걸이, 랜야드(호루라기나 칼 등에 달린 끈), 키링 등에 사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 시에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TV방송의 생존프로그램을 보면 파라코드가 많이 등장한다. 파라코드 속심으로 그물을 만드는가 하면, 물고기를 잡기 위한 작살을 막대기에 고정시키는 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파라코드 공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한 유튜브의 영상을 접하면서부터다. 한 외국인이 파라코드 줄을 이용해 야외에서 수십 가지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처음 시작한 것은 서바이벌 팔찌. 이 팔찌는 한 개 혹은 2, 3개의 파라코드 줄을 엮어 버클(플라스틱 죔쇠)에 매듭을 지어 만드는 것이다.
많은 캠핑족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캠핑장을 찾는데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아직 아이도 없어 캠핑장에 가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 번은 캠핑장에서 파라코드를 만들어 보았다. 파라코드를 이용해 소품을 만들어 이웃 캠핑족이나 아이들에게 하나씩 선물하니 반응이 좋았다. 비록 작은 열쇠고리, 목걸이, 팔찌였지만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다들 신기해 했다.
캠핑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트링을 많이 사용하는데 파라코드 줄은 스트링보다 탄성은 떨어지지만 줄이 쉽게 끈어지지 않는다.
빨래 줄로도 활용할 수 있고 스트링 대용으로 텐트, 타프를 고정시키는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얼마전 동호회 회원이 캠핑장에서 파라코드 팔찌에 부착된 휘슬을 보더니 관심을 가지면서 한 번 착용해 보고는 "이 팔찌를 캠핑장이나 등산할 때 다쳤을 경우나 비상 시 호출할 때 사용하면 아주 좋겠다"고 했다.
사실 캠핑을 하다보면 아이가 다치는 일도 많고 여름철에는 계곡에서 추락사고나 발을 헛디뎌 발목이 삐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파라코드 팔찌만 있으면 호루라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줄을 풀 수 있어 응급 시에는 부목을 고정시키는 줄로 사용이 가능하다. 팔찌 대신 목걸이 형태로 만들어 연락처가 적힌 네임카드, 휘슬을 목에 걸고 다니면 아이를 잃어버릴 염려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캠핑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가지 취미가 생기는 것 같다. 최근 캠핑장비 D.I.Y가 유행이다. 우리 동호회원들 사이에 장비를 스스로 만드는 분들도 많다. 동호회가 캠핑이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모이게 되었지만 캠핑할 때 불편했던 점이나 필요한 장비들을 보완하고 같이 연구하고 만들어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동호회원 간 정이 돈독해지고 유대감이 더욱 두터워지는 게 아닐까 한다. 나 역시 회원들이 올려준 도면이나 사진을 보고 만든 장비들이 많다. 겨울철에 사용하고 있는 캠핑용 온수보일러, 그리고 건전지랜턴이나 가스랜턴을 대용할 수 있는 LED랜턴, 활용도가 높은 파워뱅크(연납배터리)도 만들었다. 모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캠핑장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비들이다. 이처럼 캠핑을 하다보면 모두 발명가가 된다.
허도준(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회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