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시한부 인생, 목욕 후 편안해할 때 가장 보람"

입력 2013-06-27 14:22:31

암 병동 호스피스 4년차 정무숙 씨 갑상선 암 판정에도 꾸준한 봉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에 앞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일로 삶의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환자들에게 헌신적인 봉사로 가족보다 더한 정을 나누며 4년째 요양병동에서 목욕봉사를 하고 있는 한 봉사자를 만났다.

주인공은 동구 신암동에 살고 있는 정무숙(48) 씨다. 정 씨는 2009년부터 북구 대현첨단요양병원 3층 암 병동에서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정 씨가 말기암 병동에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한 지도 올해로 4년째다. 정 씨 외에도 대구불교 호스피스센터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4명의 봉사자들이 목욕봉사를 함께해오고 있다.

2년 전부터 더 많은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대구한의대 병원에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산행보조와 병원진료 안내를 해오고 있다.

무리한 탓인지 작년 어느 날부터 손과 목이 떨리고 자주 피곤을 느껴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갑상선 암으로 판정되었지만 절망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봉사를 하다 보니 건강도 회복되자 "진실한 마음 앞에는 암도 감히 따라붙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정 씨는 깔깔 웃었다.

정 씨가 4년 동안 호스피스 병동에서 이별한 인연만도 50여 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정 씨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환자들에게 목욕 봉사를 하고 난 뒤 환자들이 편안한 모습을 보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수많은 인연들을 떠나보냈지만 "앞으로도 '당연히' 봉사하며 살 것"이라는 정 씨는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어머니도 하늘나라에서 이런 제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특해하지 않을까요?" 라며 박꽃같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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