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희(대구 달서구 이곡2동)
해마다 6월이 되면 가슴을 아프게 하는 슬픈 일들이 떠오른다. 무더운 여름밤이면 아버지께서 모깃불을 피워 놓고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있었다. 들어도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6'25전쟁이었다.
아버지의 삼형제는 참전용사였다. 불행히도 삼촌 한 분은 꽃다운 나이에 전사하셨다. 툇마루에 누워 비치는 별들을 바라보며 들었던 무서운 전쟁이야기는 지금도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어린 나이에 전쟁이 왜 생기는지 알 수 없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전쟁이 한창일 때 아버지께서 고지를 점령하려고 밤새도록 산을 넘고 또 넘고 반복하기를 수십 차례. 얼마나 걸었을까. 아침을 알리는 붉은 태양이 산등성이로 떠오른 것을 보시면서 전쟁 속에서 색다른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전장에서 햇살은 승리의 희망이었다고 하셨다.
빗발치는 총성과 함께 적군에게 포위를 당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고향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났고 살아남아서 어머니께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셨단다.
비록 상처를 입긴 했으나 아버지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셨고 6월이 되면 자랑스럽게 말씀하신다. "나는 6'25 참전용사다." 아버지의 전쟁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조국을 지키려고 혼을 바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이 어떤 것인지 뼛속까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께서 누구에게 당신의 공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뜻을 이어, 나라를 사랑하고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달라는 작은 바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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