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르바이트 백태] 이색 아르바이트

입력 2013-06-27 14:38:22

수업 듣고 노트 요약… 휴가철 애완동물 돌보기…

이색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많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평범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특이하고 이색적인 여름철 아르바이트도 있다.

대학생 이주열(23) 씨는 이번 여름방학에 경북 청송의 사슴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예정이다. 그곳에서 이 씨가 하게 될 일은 사슴의 배설물을 치우는 등의 허드렛일과 농장관리. 이 씨는 "평소 동물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성격이어서 이런 종류의 아르바이트가 없나 찾던 중 지인을 통해 농장 아르바이트를 추천받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해본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했다.

이 씨가 아르바이트를 위해 지방 원정을 선택한 이유는 대구보다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데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 그는 "평소 답답한 도시생활에 회의를 많이 느꼈다. 방학 때만이라도 공기 좋은 곳에서 자연과 함께하고 싶어 선택했다"고 했다.

김상호 (24) 씨도 이번 여름에 경북의 대표적인 피서지 중에 하나인 영덕 월포해수욕장으로 아르바이트를 떠날 계획이다. 김 씨는 그곳에서 피서객들을 상대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할 생각이다. 재미난 것은 김 씨는 월포에 아무런 연고도 없을 뿐더러 친구나 지인도 없다는 것. 그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젊었을 때 한번 세상살이 생존의 법칙을 배우고 싶다"면서 "이미 군 입대 전에도 아이스크림 장사를 해봐서 자신이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런 '알바'도 있어요

▷화상 과외=생물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1'여) 씨는 집에서 EBS 고등학교 과학 과목 동영상 강의를 보고 노트를 작성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의 과학 수업 동영상을 보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게 아르바이트의 포인트다. 이 노트는 강의 전체를 듣기엔 시간이 없는 학생들에게 판매한다. 김 씨는 "방문 과외보다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시간도 비교적 자유로운 게 장점"이라고 했다.

▷베이비시터=아이를 돌보는 베이비시터로 눈을 돌리는 대학생도 많다. 베이비시터는 아이와 놀아주고 같이 책도 읽는 등 교육 효과도 볼 수 있어 부모들 사이에 인기다. 특히 유아교육과 여학생이나 아이들과 뛰어 놀아줄 수 있는 남자 대학생들을 원하는 부모들도 있다. 최명주(20) 씨는 "유치원 교사가 되기 전 실습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펫시터=이서연(21) 씨는 3월부터 줄곧 '펫시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펫시터는 혼자 살며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장여성이나 휴가를 앞두고 반려동물을 홀로 집에 남겨두기 싫어하는 가정을 위해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 씨의 경우 24시간 동안 개를 돌봐준다. 그는 "돈도 벌고 개와 고양이의 재롱도 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리 쇼퍼=미스터리 쇼퍼란 고객으로 가장해 기업과 매장 직원의 서비스나 상품지식 등을 평가하고 고객만족도를 파악하는 아르바이트다. 일부러 매장 직원을 상대로 깐깐하게 대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직원이 얼마 만큼 친절하게 대응하느냐를 테스트 해보는 아르바이트이다. 성격이 꼼꼼하고 관찰력이 뛰어나야 하며 남을 속여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뻔뻔함도 있어야 한다.

▷아이스링크 안전요원=이보다 더 시원할 수 없다. 바깥은 푹푹 찌는데 링크 안은 시원하다 못해 춥다. 이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 장필재(21) 씨는 "시원한 얼음 위에서 일하는 것도 좋고 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으며, 임병인(24'계명대 3년) 씨는 "복학을 앞두고 등록금도 벌 겸 해서 하고 있는데 근무 환경이 너무 좋아 피서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