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업체 멀어서 이용 외면…컨테이너 기지 영업 중단
수천억원이 투입된 칠곡 지천면의 영남권내륙물류기지가 극심한 부진을 탈출할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류기지의 양대 기능인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영업 기능은 완전히 멈췄고, 복합물류터미널(IFT)도 가동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여건 고려하지 않은 입지 선정
영남권내륙물류기지가 '애물단지' 신세가 된 데는 입지 선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당시 김천시 아포읍, 대구시 북구 검단동과 서구 이현동, 칠곡군 지천면 등이 입지 경쟁에 뛰어들었고 김천시 아포읍 대신리 일대로 결정됐다. 그러나 기피시설 설치를 꺼리는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대와 편입토지 지주들의 높은 보상가 요구, 미편입 토지 지주들의 반발 등으로 사업 추진이 힘들어지면서 희망하는 사업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칠곡군 지천면으로 최종 결정됐다.
문제는 입지 선정을 위한 사전조사에서 최대 이용고객이 될 구미지역 수출업체나 운송사업자 등의 입장은 외면했다는 점이다. 지역의 한 물류 전문가는 "영남권내륙물류기지의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이용자는 구미산단 수출 물동량을 담당하는 운송사업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물동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미산단 입주업체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점이 물류기지가 극심한 영업 부진에 시달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암울한 영남권내륙물류기지의 현재와 미래
영남권내륙물류기지는 국비와 민자 등 2천427억원을 투입해 45만6천㎡ 부지에 화물취급장 7동과 집배송센터 3동의 시설을 갖췄다. 연간 일반화물 357만t과 컨테이너 33만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당초 영남물류기지가 구미'달성'왜관공단 등 영남내륙지역의 수출 물동량 처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현재 IFT 가동률은 42%에 불과하다. 지난해 가동 가능 물량의 12%인 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던 내륙컨테이너기지는 철도 운송 사업자인 금강물류㈜가 지난해 11월 수지악화를 이유로 철수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경영난 악화로 경영진마저 교체됐다. 주요 시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식당이나 편의점 등 주변시설들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미래도 어둡다. 지난해 5월 폐쇄됐던 구미철도CY가 다음 달부터 다시 운영되면서 구미지역 수출업체들과 완전히 멀어졌기 때문이다. 구미철도CY 한 운송사 관계자는 "영남복합물류공사가 구미지역 물류기업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물류 거리 차이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 화주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데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게 패착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상생과 사업영역 다각화가 탈출구
영남권내륙물류기지의 정상화를 위해선 구미철도CY를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미지역 수출업체들을 유인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물류비용 차이가 커 실현가능성이 작다는 것. 칠곡군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전국 5대 권역 내륙물류기지 중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공통적으로 영업부진 현상을 겪고 있다"며 "CY 일부의 용도변경을 통해 제조 및 판매시설 설치 등 사업을 다각화해 시급히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철도 운송이 가능한 장점을 활용해 중량의 철강제품을 들여와 1차 가공한 후 영남내륙권에 공급하는 등의 방법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와 영남복합물류공사는 최근 물류기지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물류전용 용지에 유통'제조업체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물류기지 용도변경안을 추진 중이다. 물류기지 내에 기업을 유치해 물류기지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인 것. 이 용도변경안은 오는 9월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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