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신경전 치열…DGB "점포 중복 없어 유리"

입력 2013-06-27 10:04:54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경남은행의 분리 매각이 발표되면서 인수전이 불붙고 있다. DBG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 경남도가 각자의 명분과 강점을 내세우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DGB금융 테스크포스 등 구성

DGB금융지주는 매각 공고가 날 때까지 테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경남은행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DGB금융지주는 예상했던 대로 분리매각이 발표된 만큼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명분에서도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DGB금융지주는 금융산업 발전 측면에서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DGB금융지주는 점포가 중복되지 않아 구조조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이 분할되어 있어 경남은행이 경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시장 분할에 따른 리스크도 감소도 DGB금융지주가 내세우는 중요한 이유다. 경상남도는 조선, 중공업 등이 주축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은 섬유, IT, 자동차부품 등이 주력 업종이어서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또 DGB금융지주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경남은행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의 지방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지방은행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동남권으로 시장 영역을 넓히고 규모의 대형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규모의 경쟁력을 갖출 경우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에 대항할 수 있는 금융지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 증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지만 대구은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남은행과 대구은행, 나아가 경남과 대구경북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통해 명분의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BS금융지주 인수 작업 착수

BS금융지주도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BS금융지주는 9월 2일 예비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예비실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인수계획과 전략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예비실사 결과를 토대로 경남은행의 정확한 가치산정과 경영계획 등을 재점검한 뒤 세부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 그러나 BS금융지주는 경남은행 매각 과정에서 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 변화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나 매각공고가 났지만 매각절차가 진행되지 못할 만큼 경남은행 인수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매각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그에 맞는 전략으로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지역 금융가에서는 부산과 경남의 산업 연관성이 높고 정서가 동일한데다 두 은행 간 인적구성도 유사해 통합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위·노조 우선협상권 요구

경남은행 인수위원회는 정부 발표에 지역환원 내용이 빠진 점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최충경 경남은행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매각공고 때에는 경남도민을 배려한 구체적인 기준을 담아 달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는 매각공고 때까지 범도민 궐기대회를 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 우선협상권을 확보하는데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경남은행 노조도 지역사회의 정서와 민심을 외면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박재노 노조위원장은 "정확한 매각공고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경남은행의 지역환원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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