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중 3곳 검찰 수사, 감사 기능 있으나 마나
대학총장 등 고위간부들의 부정'부패가 잇따르는가 하면 최근에는 학내 납품비리까지 터지는 등 포항지역 상아탑이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하고 있다. 대학비리는 수년간 조직적으로 이뤄졌지만, 내부 감사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들의 비리는 교육과학기술부 감사나 검찰 수사 등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됐다. 내부감사 기능이 '제 식구 감싸기'로 작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 등은 대학의 성역화가 방만한 경영을 만들고 있다며 내외부 감시망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포항지역에는 현재 일반대학인 한동대학교와 단과대학인 포스텍, 그리고 전문대학인 포항대학'선린대학 등 총 4개 대학이 있다. 이 중 한동대를 제외한 나머지 포스텍과 포항대학, 선린대학 등 모두 3곳이 현재 검찰에 의해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텍은 A(63) 전 부총장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학 관련 업체로부터 계약해지 등을 빌미로 3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A 전 부총장의 부하직원이었던 B(53) 전 행정지원팀장 역시 같은 기간 영수증을 부풀려 공금 2억5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기소를 앞두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스텍은 최근 의자, 책상 등 비품을 납품받으면서 일반 제품을 유명 브랜드인 것처럼 속여 돈을 부풀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돼 추가 조사를 받게 될 처지다.
포항대학은 총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지난 1월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학지표를 부풀려 5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가로챈 뒤, 이를 학생 모집을 대가로 고교 교사들에게 사용한 혐의로 포항대학 하모(70) 총장을 구속 기소하고 부총장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하 총장에 대해 "학내 최고의 교육지도자로서 학생을 선도해야 할 의무를 망각했다"며 징역 5년형을 구형했고 이달 말 최종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선린대학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영천 기숙사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등 부정거래 혐의가 대구지검 특수부에 포착돼 이달 13일 압수 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현 총장이 업자로부터 3억원가량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정보가 있어, 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포항지역 대학들이 각종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문제는 2, 3년에 걸쳐 비리가 진행되도록 학교 내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거나 오히려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직적으로 범행을 숨기며 사태를 키웠다는 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학들이 명백한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수사 자료제출을 늦추거나 거부하며 외부 개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면서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 관계자들이 학내 부정'부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감사기능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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