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부부에게 맞벌이는 결혼생활의 당연한 패턴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유아들은 부모 아닌 친척이나 보육교사 등 타자에 의해 양육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아이는 자신을 돌보아 주는 양육자에 해당하는 특정 사람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치, 순수하기만 한 백지에 물감을 떨어뜨릴 때 거침없이 그 물감의 색이 흡수되어 이내 똑같은 물감의 색으로 변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양육자의 목소리와 눈빛, 손길, 마음 씀씀이, 이 모든 것은 다시 아이 마음속에 '내재화' 되어 아이에게 마음의 구조를 만들어 낸다. 아이는 그것으로서 세상을 본다. 이때, 양육자가 따뜻한 정서적 지지를 듬뿍 주었다면 아이는 그것으로 세상을 보게 되므로 기쁘게 일상을 다루어 나갈 수 있는 법이다.
한편, 불안정한 양육을 당한 아이는 사람들로부터 '버려질 것 같은 불안'으로 세상을 두려워하고 거부하여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킨다. 그것이 이른바, '유아 우울' 증상들이다. 우울은 어른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불안한 스트레스가 극심하게 자기를 누르고 현실에서 끊임없이 욕구좌절을 당하는 유아에게도 찾아온다.
그래서일까. 아동들을 상담해 보면 요즘 우울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 이 아이들이 우울하다는 신호는 먼저 정신에너지 투입에 실패하는 주의력 결핍과 산만한 행동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체적 증상(배 아픔, 머리 아픔 등)과 손톱 물어뜯기, 거짓말이나 공격적 행동과 부모에게 과도한 집착 등으로 나타난다. 말로써 충분히 자기 상태를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들은 이런 행동들을 보임으로써 얼마나 외롭고 살기 어려운가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기의 불행을 알리는 데 실패하게 되면 평소 자기가 긴밀하게 접촉하는 물건이나 혼자 하는 놀이에 대한 집착으로 극적인 문제행동을 보인다. 이를테면, 게임이나 인터넷에 빠지거나 혼자 노는 놀이에 몰두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자기 소지물품인 곰돌이 인형에 대한 병적 집착을 보인다. 아이에게 있어서 위로받고 믿을 수 있는 것은 '곰돌이 인형'밖에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 받는 것이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거나, 돌보미가 자주 바뀌는 가정일수록 부모는 아이를 더 많이 만나고 더 안아주면서 사랑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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