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못해 나서는 듯한 경북, 신공항 TF 출범부터 '삐걱'

입력 2013-06-19 11:33:27

18일 5개 시·도 합의문 발표 부지사 보내 공동 브리핑

대구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등 영남권 5개 시'도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부 수요 조사에 전격 합의한 18일 오후 김범일 대구시장이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공항 수요조사 시행방법과 절차 등에 5개 시'도가 뜻을 같이하고 수요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경북이 신공항 건설에 역량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신공항 수요조사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소통과 협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신공항 건설에 한 배를 탄 게 맞나'라는 의문까지 나오고 있다.

◆우왕좌왕 대구경북

영남권 5개 시'도는 18일 '신공항 수요 조사를 위한 5개 시'도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매끄럽지 못한 소통 양상을 보였다.

애초 국토교통부와 5개 시'도는 개별적으로 합의 소식을 발표하기로 했다. 경북도도 18일 오전 관련 브리핑을 하기로 했지만 대구시가 오후로 연기하자 브리핑을 취소했다. 대신 경북도는 대구시의 오후 브리핑에 동참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또 이날 행정부시장, 행정부지사, 대구경북연구원장을 공동단장으로 하는 신공항 태스크포스(TF) 발족을 발표했지만, 대구시와 대구경북연구원이 주도하는 TF에 뒤늦게 경북도가 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신공항 추진 출발부터 대구시와 경북도가 유기적 협조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대구경북 상생의 의미를 담기 위해 양측 부지자체장들끼리 전화로 일정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소 삐걱거린 첫 출발을 해프닝으로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신공항 TF가 앞으로 남부권 신공항 어젠다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와 도는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회를 구성하고, 정책지원팀과 행정지원팀을 별도 운영해 밀양 신공항 타당성을 제시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신공항 의지 있나

앞서 경북은 신공항 추진에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 왔다. '대구가 주축이 되고, 경북은 돕는다'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일관하며 지금까지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이는 경북 각 지역별로 밀양 신공항에 대한 접근성이 달라 이해관계와 관심도가 차이 나는 등 신공항 추진 의지를 한데 모으기 힘든 한계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은 밀양 신공항 문제와 관련, 지리적으로 밀양과 가까워 신공항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대구 주변 및 동'남'중부 지역과, 반대로 밀양과 멀어 신공항에 큰 관심이 없는 북'서부 지역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3월 당시 이명박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소식에 지역의 다수 국회의원들이 "백지화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경북 북부지역 국회의원들은 관련 입장 표명에 소극적이었던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가 많은 지역의 여론을 규합하면서, 이해관계가 적은 일부 지역에도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 도민 전체의 의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면서 대구와 경북의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

이재춘 경북도 건설도시방재국장은 "적극적으로 협의'협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실리를 얻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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