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주민 '원전 스트레스'

입력 2013-06-19 10:02:57

납품,위조 비리에 불안감 건설 반대 목소리도 높아져

고구마 줄기처럼 캐면 캘수록 꼬리를 물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 울진, 경주 등 한수원 소재 시'군 지역민들의 항의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2024년까지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영덕군 주민들도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건설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수원의 비리는 작년부터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작년 7월 직원들이 납품 비리로 모두 31명이 구속 기소됐고, 11월에는 대규모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이 터져 온 나라를 불안에 떨게 했다. 당시 울진원전 3, 4호기에만 모두 7개 품목, 225개의 위조성적서 부품이 설치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전 원전에서는 위조 부품을 전량 교체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번에 검찰에 적발된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은 인증기관인 한국전력기술과 업체 간의 '비리 커넥션'이 드러나고, 전 원전에 또 불량 부품이 전방위적으로 설치된 사실도 밝혀졌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조사를 벌이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안전위)는 새한티이피가 부품서류를 위조해 한울 2'3'4'5'6호기, 월성 4호기 등 모두 18곳의 전국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한 것을 확인했다. 서류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공급돼 최초로 적발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2곳에서 18곳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위조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제어케이블 제조업체인 JS전선과 시험업체인 새한티이피, 인증기관인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들이 소위 '7인 회의'를 열어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사실도 밝혀냈다.

그러나 한수원은 대규모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이 적발된 작년 11월처럼 또 1급 이상 전원 일괄사표라는 '요식행위'로 격앙된 여론을 돌리려 하고 있다. 작년 11월 당시 사표 처리된 간부는 단 1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울진군의회와 경주시의회, 각종 단체에서는 "지금까지 한수원에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자정능력마저 상실했기 때문에 비리와 부정이 끊이질 않았다"면서 "원전 비리로 인해 피로감이 극심한 만큼 정부는 이번 기회에 업무책임 선상에 있는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간부들에 대해선 엄중 처벌하는 등 강력한 비리 근절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원전 유치 당시 정부가 약속한 특별지원금이 현재까지 한 푼도 집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한수원 비리로 인해 원전 건설에 대한 의구심마저 높아지는 등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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