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이 사건' 여론 몰이 수훈甲 네티즌 "늦었지만 다행"

입력 2013-06-18 11:44:56

"늦었지만 사법처리를 받게 돼 다행입니다."

생후 27개월 여아의 의문사, 속칭 '지향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는 보도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수사가 진척되지 않던 상황에서 네티즌들이 여론을 몰아 결국 아이를 학대한 정황을 경찰이 밝혀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경찰의 수사에 박수를 보냈지만, 법정에서도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죗값이 제대로 매겨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렇게 처벌을 받게 돼서 너무 다행스럽다.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또 "흐지부지 넘어갈 줄 알았는데 정말 다행이다. 지향이의 뇌출혈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도록 수사를 다방면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적시에 수사에 착수하지 못한 경찰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는 꼭 언론에 나오고 이슈가 돼야 억울한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 너무나 당연한 걸 이제서야 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과연 경찰들이 나서서 해결해줬을지 의문이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의료계의 은폐 의혹에 대한 집단 성토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의사는 사람 목숨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다른 어느 직업보다 프리미엄이 붙은 직업군이다. 또 그만큼 더한 윤리의식도 요구되는데 관행으로 목숨을 다루고 있다. 의사면허를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사들은 과실 혹은 고의성에 따라 면허를 취소시켜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취소가 너무 어려워 의사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너무 편하게 되돌아온다"고 꼬집었다.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냈다. 지향이가 사망하기까지 울고 보챈 것이 여러 날이었지만 울음소리를 듣고도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점을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아이가 꼭 죽지 않았어도 27개월짜리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일하러 다니는 것 자체가 구속감이다. 이웃에서 미리 신고를 했어야 했다"는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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