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캠핑트레일러에 태양광충전기 장착

입력 2013-06-13 14:39:45

친환경으로 조명과 전기 장비 가동…캠핑트레일러의 변신

캠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블로그를 운영해봤거나 블로그 관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블로그는 각자의 사연과 추억이 담긴 사진이 있는 앨범과 같은 공간이다.

얼마 전 내 블로그에 어떤 분이 들어와 자신이 구입한 트레일러에 태양광충전시스템 장착을 해달라고 했다. 가까운 곳에 사는 분이어서 설치해주기로 약속했다.

외국의 오토캠핑장에는 각종 트레일러가 쉽게 캠핑을 할 수 있도록 오물처리 장치와 외부 전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장치가 잘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캠핑장은 몇몇 곳을 제외하곤 캠핑 트레일러를 주차하고 원활한 지원을 받기는 어렵다. 결국 이동형 발전기 또는 태양광충전시스템을 활용한 자가발전이 필요하게 되었고, 자작 또는 업체에 의뢰해 장착을 하고 있다.

비록 미흡한 실력이지만 내 차량에 설치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설치해주기로 했다. 먼저 그분을 만나 차량의 구조를 파악했다. 캠핑트레일러 외장뿐만 아니라 내장재까지 파악하고 내부 구조를 상세히 살펴보고 사진도 찍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캠핑트레일러는 멋졌다. 이런 것 하나쯤 있었으면 했지만 아직 여유가 없어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퇴근하자마자 이런저런 정보들을 검색하고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되도록 깔끔하게, 그리고 트레일러 외관에 흠을 내지 않고 설치를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내 것이라면 잘못했을 경우 다시 하면 되지만 블로거 소유의 경우는 달랐다. 톱질 하나하나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부속물들을 설치할 때도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한 다음 설치했다.

작업비가 얼마냐는 차주의 물음에 웃으며 "직업도 아니고 스스로의 경험에도 좋은 일이니 알아서 하세요"라는 답변만 하고 작업에 열중했다. 대형 트레일러인 만큼 작업 공간은 별도로 두지 않았다.

작업을 시작한 지 5시간 만에 완성했다. 나의 첫 캠핑트레일러 태양광충전시스템 장착은 다소 신경은 쓰였지만 사용자가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속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신중하게 했다.

비록 태양광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화재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부속들은 안정적이고 여유가 있게 준비했다. 200W 솔라모듈과 260A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것들은 캠핑트레일러의 실내조명 활용과 냉장고 및 각종 차량 전용 전기장비들을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견인차량이 운행 시에만 충전이 되는 주행충전시스템과 달리 태양광충전시스템은 기존의 배터리는 물론 확장된 배터리들을 상시로 태양광만을 활용해 충전해준다. 굳이 달리지 않아도 되기에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차량 배기가스도 없고 연료를 필요로 하는 발전기도 필요 없다. 요즘 같이 전력난이 심각한 시점에서 태양광충전시스템만큼 효과적인 장비는 없다.

차주가 대단히 만족해 했다. 나 역시 많은 공부가 됐다. 햐얀색 캠핑트레일러를 달고 멋진 해변에서의 캠핑,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비록 그날 작업은 처음 하는 것이라 다소 부담스럽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시 작업을 하게 된다면 보다 쉽게, 그리고 보다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캠핑이란 이렇게 같은 취미를 가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좋은 인연도 만들 수 있다. 이번 주말캠핑에서도 좋은 사람 만나서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

이원곤(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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