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아파트 속 금빛 인심 시장
12일 달서구 달서시장에는 오랜만에 신나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장 인근에 있는 동본리중학교 여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싸이의 최신곡 '젠틀맨'에 맞춰 춤을 추자 80대 할아버지도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은 세대를 뛰어넘어 어울리는 모습에 연신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본리동에 사는 정원경(61) 씨는 "노랫소리를 듣고 시장으로 달려왔는데 동네 축제가 한 판 벌어지고 있어 흥겹다"며 "이 곳 사람들은 다들 달서시장에 대한 애착이 많아 상인들과도 친해서 더 즐겁다"고 웃었다.
'매일신문과 함께하는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의 여덟 번째 행사가 12일 달서구 달서시장에서 열렸다.
달서시장은 1980년대 생겨난 시장으로 본리동 인근에 주택과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인근 아파트들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유동인구는 줄었고 300여곳에 달하던 점포의 4분의 1가량이 문을 닫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상인들의 결속력으로 시장을 지킬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도 상인들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매고 주민들에게 시장을 알리기 위해 열심이었다.
서영록 상인회장은 "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달서시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시장을 아껴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에 뭉클하다"며 "우리 시장은 상인들의 결속력이 강하고 상인대학 등으로 인해 서비스 의식 수준도 높은 편이지만 우리 힘만으로는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때에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 행사가 열리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이 열린다는 소식에 이태훈 달서구 부구청장을 비롯해 전태선'김철희'김주범 달서구의원도 달서시장을 찾았다. 이태훈 부구청장은 "이런 행사가 상인분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상인들이 어려운 와중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특가판매'공동구매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대기업 점포들도 이겨낼 수 있도록 힘내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전태선 구의원은 상인들과 지자체에 시장 현대화를 위한 노력을 부탁했다. 전 의원은 "달서시장은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어 달서구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시장이지만 아직 시설이 열악하다"며 "상인들이 똘똘 뭉치고 지자체에서 신경을 써서 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많은 주민들이 시장을 찾고 상인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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