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종 어류 찾아보기가 힘든 낙동강

입력 2013-06-11 11:28:14

낙동강 사업이 토종 어류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에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어종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한 반면 유수성 토종 어종은 급격히 줄고 있다. 보호책 마련 없이 이 추세대로 간다면 앞으로 모래무지'밀어 등 토종 물고기가 낙동강에서 희귀 어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과학원이 지난해 낙동강 8개 보를 중심으로 상'하류 각 2㎞ 구간의 수생태계 영향평가를 실시해보니 고인 물에 사는 정수성 어종이 2010년에 비해 3.7배나 증가했다. 이는 4대강 사업에 따라 낙동강 곳곳에 보가 설치돼 물이 고이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특히 큰입배스'블루길 등 외래종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모래무지'돌마자 등 유수성 어류는 물론 붕어'가시납자리 등 정수성 토종 어류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급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낙동강 개발 이후 나타난 이 같은 토종 민물고기 개체 수 감소는 결코 예사롭지 않다. 토종 유수성 어종이 크게 줄고 심지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건강한 생태계 유지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당국이 토종 방류사업이나 토속어류산업화센터 건립 등 보호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생태계 안정에 얼마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낙동강의 토종 어류가 처한 생태 환경 변화를 예의 주시해 종합적인 보호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단편적인 관찰이나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토대로 토종 어류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생태계가 한 번 교란되면 복원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토종 어류 보존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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