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무슨 불만 있기에 그린에 제조제를…

입력 2013-06-07 10:22:50

신라CC 괴한 침입 9개 홀에 뿌려 잔디 크게 훼손

"골프장에 무슨 불만이 있기에…."

경주의 한 골프장에 제초제를 뿌려 그린을 훼손시킨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역 골프장들이 골프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주 신라컨트리클럽(CC)에 최근 괴한이 침입해 골프장 그린 9개 홀에 제초제를 뿌려 그린을 훼손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신라CC와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골프장 측은 지난달 27일 신라CC 천마 인코스 전체 9개 홀에 제초제가 뿌려져 그린이 크게 손상된 것을 발견했으며,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북지역 각 골프장은 그린 폐쇄회로(CC)TV 설치, 야간 당직자 배치와 순찰 등 대응 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신라CC 측은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뒤 장비를 동원해 제초제가 스며든 그린 전체의 흙을 들어내고 연습그린 잔디를 이식하는 공사를 벌였다. 골프장 측은 그린 잔디 이식 공사비와 내장객을 받지 못한 손해액 등을 합치면 현재까지 10억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보식된 그린의 잔디가 활착되려면 한 달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장 측은 현재 현상금 1천만원을 걸고 범인을 찾고 있다.

경찰은 비가 오던 이날 가루 제초제가 뿌려졌다는 점과 오후 8시 이후에는 직원들이 골프장 내부에 없다는 점 등으로 미뤄 골프장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라CC는 앞으로 이런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그린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신라CC 관계자는 "그린 1곳도 아니고 9개 홀 전체에 제초제를 뿌리고, 이 사실을 캐디 등 직원들이 보지 못한 것으로 볼 때 조직적으로 그린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9개 홀 그린에 걸쳐 잔디 이식 공사를 벌인데다 잔디 활착 기간까지 감안하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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