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통해 배우는 '창조 행정'…인기 강사 이재만 동구청장

입력 2013-06-06 09:36:15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특강을 통해 구청의 현안을 점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동구청 제공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특강을 통해 구청의 현안을 점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동구청 제공

"특강은 주민 가장 가까이에서 펼치는 행정서비스이고, 지역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배움터입니다."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특강 행정'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강이란 형식을 통해 그동안 구청이 어떤 일을 해왔고 앞으로 또 무엇을 계획하는지 설명하고, 더불어 주민들의 밑바닥 의견을 하나하나 수렴해간다.

한 달에 3, 4차례 꾸준히 특강을 하고 있는 이 구청장은 기회가 되면 어떤 장소든 어떤 사람이든 만나고 있다. 지금까지 동구 각 동의 주민은 물론 환경미화원과 식당 및 이'미용 자영업자, 부동산 사업자, 고등학생, 초'중'고등학교장, 학교안전지킴이, 중소기업 CEO, 보육교사, 어린이집 교사 등을 상대로 강연을 벌였다.

이 구청장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주민과의 대화'를 빠뜨리지 않는다. 동구 내 20여 개 동별로 매년 한 번씩 대화의 시간을 갖는데, 하루에 1~3개 동씩 며칠에 걸쳐 일일이 주민들에게 강연하고 이야기를 듣는다. 올해도 1월 중순부터 말까지 각 동을 찾았다. 동별 사업현황을 설명하기 위해선 매번 다른 자료를 준비하고 숙지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직접 나서서 주민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선 구청이 하는 사업에 대해 구청장 스스로 꿰뚫고 있어야 한다"며 "특강을 준비하면서 최근 정책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했다.

이 구청장이 특강에 몰두하게 된 배경은 구청이 하는 일을 구민들이 세세하게 알지 못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만나야 알려주고 또 알아야지 관심이 높아진다. 이렇게 높아진 관심은 구정의 큰 동력이 된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지론이다. 이렇게 시작된 특강은 각계각층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기능으로 발전하게 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개인택시운전기사 400여 명을 만났다. 점심식사 바로 전이라 강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아양철교 리모델링과 가수 패티 김 노래비 건립 과정에서 벌어졌던 생생한 뒷이야기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구청장은 "고리타분하게 구청 사업을 나열하다 보면 듣는 사람이 지친다"며 "사업의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인간 냄새가 묻어나는 이야기 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요즘 화두는 '창조'이다. 기초자치단체는 열악한 재정상황에 놓여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창조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에서 창조란 낡고 쓸모없다고 여기던 것에 가치를 불어넣어 현재는 물론 미래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동구청의 창조행정 사례로 아양철교 리모델링을 주저 없이 꼽는다. 지난 6년 동안 철거 계획이었던 아양철교를 보존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대구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을 설득했다. 기초지자체의 예산으로는 리모델링을 엄두도 못 내던 상황에서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기부채납 약속을 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우수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그 지역만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지역의 역량은 행정서비스의 수요자인 주민들과의 쌍방향적인 소통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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