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 재되어 다시 찾은 동산병원…Dr. 시블리, 은혜정원에 안장

입력 2013-06-05 11:32:23

1960년 동산병원 의료 선교…애락원 내·외과 병동 설립 등 지역 외과

1960년대 대구경북의 외과 발전에 큰 공헌을 했던 의사선교사 존 로손 시블리(John Rawson Sibly'한국명 손요한'1926~2012'사진)의 유해가 계명대 동산의료원 은혜정원에 안장됐다.

미국에 있는 시블리의 부인(Jean B. Sibly)과 딸, 아들 등 유가족 6명은 지난해 6월 24일 향년 86세로 소천한 닥터 시블리의 유해를 품에 안고 한국을 방문, 5일 오전 10시 대구 동산의료원 은혜정원에서 유해 안장과 묘비작업을 거행했다.

차순도 동산의료원장은 "닥터 시블리의 고귀한 사랑과 헌신적인 봉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준 훌륭한 본보기였다"며 "그분이 보여준 선교사의 삶과 내 이웃을 사랑했던 그리스도인의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952년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60년 34세의 나이에 미국 연합장로교 파송 의료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닥터 시블리는 1961~1969년 동산병원 외과에서 진료활동을 하면서 당시 구하기 어려웠던 미국의 의학잡지들과 외과 관련 도서들을 보급하는 등 선진 외과 지식을 한국에 보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나환자 재활마을 설립을 도왔고, 미국 나환자 선교회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애락원에 내'외과 병동을 설립하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치료에 기독병원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당시 동산병원장 마펫 선교사와 함께 미국의 교회와 독지가들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수많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닥터 시블리는 1969년부터 의료 소외지역인 거제도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하다가 또 다른 의료빈국을 찾아 네팔로 건너갔다. 1998년 72세의 나이로 온두라스 허리케인 피해 현장에도 달려가 구호활동을 할 정도로 그의 생애는 선교와 봉사로 일관된 아름다운 삶이었다.

생전에 닥터 시블리는 "동산병원에서 보낸 나날들을 우리 가족의 삶 가운데 가장 풍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시기 중의 하나로 항상 기억하고 있다. 함께 일했던 한국에 계시는 여러분들은 가장 소중한 친구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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