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업소 가입률 10% 밑돌아
올 2월 23일부터 노래연습장과 유흥주점, PC방, 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화재배상책임보험(이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가입률은 저조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5월 초 기준으로 대구지역 가입대상 업소 8천809곳 가운데 14.8%인 1천303곳만이 책임보험 가입을 끝낸 상태다. 8월 22일까지인 유예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가입대상 업소 수는 파악하고 있지만 가입을 마친 업소 수는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는 소방서가 상당수라는 것. 가입대상 업소 수는 대구 달서소방서가 2천143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중부소방서 1천496곳, 수성소방서 1천424곳, 서부소방서 1천324곳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아직 통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어서 대부분의 소방서는 정확한 가입 숫자를 파악하지 못했다. 소방방재청이 12개 손해보험사와 연계해 가입현황을 집계하고 있기 때문에 대구의 각 소방서는 자체적으로 가입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성소방서 관계자는 "소방방재청에서 파악한 가입현황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며 "대략 6~8% 정도의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책임보험 가입대상 업소들은 유예기간이 끝나는 8월까지 가입을 미루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의 한 목욕탕 업주는 "보통 손님이 하루 150명은 넘어야 이익이 생기는데 요즘 100명도 안 돼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책임보험 가입을 최대한 늦추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또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여러 상품을 비교한 후에 가입하려 한다는 것. 보통 노래연습장의 경우 7만~8만원을 1년에 한 번만 내고 매년 다시 가입하거나 갱신을 하는 소멸식이 있고, 아니면 매달 10여만원씩 3~5년간 납입해 원금의 70~80%를 돌려받는 적립식도 있기 때문에 업주들은 보험사마다 상품을 꼼꼼히 따진 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재 위험도에 따라 업종별로 보험료가 차이가 나는 등 일부 업소에선 불만을 느끼는 곳도 있다. 노래연습장의 경우 200㎡를 기준으로 연간 보험료가 6만3천~7만4천원인 반면 비슷한 영업을 하는 단란주점이나 유흥주점은 절반인 2만7천~3만2천원에 불과하다. 노래연습장은 실내권총사격장(6만3천~7만4천원)과 맞먹는 '위험도'로 평가받는 것이다.
동구 신암동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민모(53) 씨는 "노래연습기기 등 업소 내부는 별반 다르지 않은데 왜 노래연습장 보험료만 높게 잡혀 있는지 의아하다"며 "실제 늦은 시간 화재가 나는 곳은 간판만 '노래방'으로 달았지 유흥업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동주 대구시노래연습장협회장은 "침체된 경기로 인해 수익이 예전 같지 않아 조금 부담이 되지만 내 재산은 물론 손님의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한다"고 했다.
우명진 대구소방안전본부 예방안전과장은 "각 소방서에서 업소마다 안내문을 여러 차례 발송해 책임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며 "보험료 액수가 크지 않아 부담이 적고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유예 마감기한인 8월이 되면 대부분이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