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 몰린 원전 정비 전력 수요 폭증 몰랐나

입력 2013-06-03 11:07:14

경주 6기 중 1기만 가동

정부가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5월부터 전력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도 과거 전력수요가 적었던 6월 초를 전후한 시기에 한국수력원자력의 계획예방정비 일정을 집중시켜 전력난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경주지역에 월성원전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6기가 있지만 1기는 운영허가 전이고, 4기는 내달 초부터 말까지 설계수명 완료, 불량부품 사용,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인해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불량 부품을 사용한 신월성 1호기의 원자로를 정지했으며, 현재 운영허가 심사단계인 신월성 2호기도 운영허가 전까지 불량 부품을 교체토록 했다. 또 월성 1호기의 경우 설계수명이 끝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고, 월성 2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4월 23일 발전을 정지했다. 이달 26일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다. 게다가 월성 3호기마저 17일 이후 정비에 들어가면 원전 6기 가운데 월성 4호기만 가동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거래소는 2일 올여름 전력난을 대비해 8일부터 예정됐던 월성원전 3호기의 계획예방정비 시점을 17일로 늦췄다. 중수로인 월성 3호기는 현재 15개월 주기로 계획예방정비를 하고 있다.

당초 전력거래소는 전력 공급 능력에서 최대 수요를 뺀 예비전력이 6월 첫째 주는 300만~350만㎾, 둘째 주에는 250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력거래소는 둘째 주 예상 예비전력이 각종 대책을 시행하더라도 300만㎾ 이상~400만㎾ 미만으로 전망되자, 월성원전 3호기의 정비 일정을 열흘간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평균 1개월가량 소요되는 예방정비기간 동안은 여전히 전력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원전의 정비 일정을 일부 조정할 것이 아니라 아예 전력난을 피해 가을로 늦추거나 봄철로 당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수원 측은 계획예방정비기간 일정 조정에 대해 '정부 방침' '원자력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월성원전 측은 월성 3호기의 계획예방정비를 올여름 전력난을 피해 가을쯤으로 늦추는 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화력발전소와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예방정비를 단독으로 늦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월성원전 관계자는 "원전뿐만 아니라 대부분 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 일정이 6월 초에 집중돼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6월 초가 큰 전력수요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시기를 계획예방정비 기간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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