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깜깜한 여대생 피살 수사

입력 2013-05-31 11:00:13

경찰, 실마리·단서 못 찾아…저수지 길목 CCTV에 기대

대구 여대생 피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신고 포상금 1천만원을 내걸고 피해자가 탄 택시 행방을 찾고 있는 가운데 30일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가 택시업계에 배포할 전단을 정리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 여대생 피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신고 포상금 1천만원을 내걸고 피해자가 탄 택시 행방을 찾고 있는 가운데 30일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가 택시업계에 배포할 전단을 정리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 여대생 A(22) 씨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가 제자리걸음이다.

피살된 여대생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25일 새벽 A씨가 택시를 탄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부터 다음 날 시신으로 발견된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까지 이어지는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 저수지 부근의 주요 폐쇄회로(CC)TV 분석 작업을 끝냈다고 31일 밝혔다.

CCTV 녹화기록을 토대로 용의차량을 추려내면 수사가 급물살을 타겠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은 당초 A씨가 마지막으로 택시를 탄 곳이 도심 한가운데였고, 지나가는 길목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어 범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땐 A씨가 택시를 타는 장면이 담긴 CCTV 녹화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A씨가 택시를 탄 중구 삼덕동 삼덕소방서 부근에는 방범용 CCTV가 한 대도 없는 데다 그나마 설치돼 있던 불법주정차 단속카메라도 새벽 시간대에는 작동하지 않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이에 따라 경찰은 실종 당일 A씨가 택시를 타는 모습 등 결정적 단서가 담긴 주요 녹화기록 등을 찾기 위해 내건 신고보상금 500만원을 반나절 만에 1천만원으로 올렸지만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 제보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 당일 A씨와 함께 있던 지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한 20, 30대 젊은 남성'의 택시기사로 특정, 용의차량 300여 대와 대구와 경주를 오간 차량 중 대구 번호판을 단 택시 70여 대를 비교 분석했지만 일치하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다.

A씨의 시신에서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DNA 분석 결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시신이 물속에 잠겨 있었고 훼손이 심해 단서가 될 만한 결과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력을 모두 동원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경주의 저수지 길목에 설치됐던 CCTV 녹화기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범인이 A씨가 발견된 저수지 부근을 반드시 지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CCTV 녹화기록 분석이 완료됐으며 용의차량을 특정한 뒤 검거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지인들을 상대로 한 최면수사를 토대로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있는 택시기사 인상착의를 파악 중이다. 하지만 범인이 택시기사라는 추정과 함께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 채승기 수사과장은 "범인이 택시기사라면 번호판을 버젓이 단 채로 피해자를 태우고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택시뿐만 아니라 일반차량까지 용의선상에 포함해 수사하고 있다"며 "CCTV 분석을 끝내고 용의차량이 특정되면 범인을 잡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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