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 등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낙동강 사업이 수질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한 해 낙동강 수계 14곳의 수질을 매달 측정해 보니 정부가 정한 하천 2급수 기준에도 못 미치는 곳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체 상황을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혈세를 쏟아부은 낙동강 사업이 헛돈만 쓰고 개악한 꼴이 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당초 정부는 보를 세우고 강바닥을 준설하면 수량 증가로 낙동강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조사 결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기준으로 낙동강 사업 이전인 2006~2008년 3년간 평균치보다 수질이 더 나빠진 곳이 76.8%였고 개선된 사례는 23.2%에 불과했다. 특히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은 하류 구간에 비해 상류 구간의 수질 악화가 두드러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로 인해 상류의 물 흐름이 떨어지면서 수질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는지 보다 종합적인 관찰과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을 위해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도 22조 원이 넘는다. 이 중 약 12조 원이 낙동강 사업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이런 엉뚱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 돈은 돈대로 쓰고 수질은 더 악화된 이유에 대해 정부는 마땅히 해명해야 한다.
환경 당국은 최소 3년 이상의 관측 등 자료를 축적해야 사업 전후를 비교할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환경 단체의 주장대로 다양한 수질 지표를 대입해 전체적으로 낙동강 수질을 면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낙동강 사업이 아무런 수질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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