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워터게이트의 제보자 '딥 스로트' 마크 펠트

입력 2013-05-31 07:14:10

1972년 6월 17일 밤 5명의 괴한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몰래 침입한다. 그들의 목표는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사무실. 이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그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정치사에 전대미문의 파문을 부른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그렇게 시작됐다. 사건은 닉슨 정부의 은폐와 발뺌으로 영원히 묻힐 뻔했으나 워싱턴 포스트 지의 신참기자인 봅 우드워즈와 칼 번스타인의 집요한 추적 취재로 전모가 드러났다. 결국 도청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은 재임 중 권좌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았다.

우드워즈와 번스타인은 취재가 벽에 막힐 때마다 '딥 스로트'(Deep Throat)라는 별명의 제보자로부터 결정적 정보를 얻어 기사를 쓸 수 있었다. '목구멍 깊숙히'라는 의미를 가진 '딥 스로트'는 당시 인기 있었던 동명의 포르노 영화에서 따온 별명으로, 이 말은 사건 이후 '내부 고발자' '익명의 제보자'라는 뜻의 보통명사가 됐다. 딥 스로트가 누구인지는 그 후 30년 동안 미국 정치계 및 언론계 최대의 수수께끼였다. 드디어 2005년 오늘, 당시 91세이던 마크 펠트(1913~2008) 전 FBI 부국장이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딥 스로트임을 공개했다. 워터게이트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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