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대구 서구 비산1동)
파도가 피어나고 저물어간다
처음부터 다 정해진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햇살로 밀려와서 바람으로 휩쓸려간다
어디에서부터 날리어 왔는지 꽃향기 알싸하면
4월의 동산 어느 언덕에 아득한 졸음 병
저 기억 너머 그리운 품에 다시 안기어 볼 수만 있다면
한참을 헤매이다 길 잃어 영영 머물러도 좋을 텐데
내가 보고 있는 햇살은 당신의 달, 긴 밤들
한 송이 국화에 시를 가득 담아 용서를 구한다
무언가 정해져 있었다 해도 이제 와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으니까
내 마음이 피어나고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