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구 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로 꼽히는 덴튼 트루 영(1867~1955)은 역대 최다승(511승) 기록 등 불멸의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불 같은 강속구가 '사이클론' 같다고 해서 본명보다 유명한 사이 영으로 불렸고 그의 이름은 해마다 가장 뛰어난 투수에게 주는 상의 명칭이 되었다. 월터 페리 존슨(1887~1946)도 그에 못지않았다. 역대 최다승 2위(416승)의 기록은 뒤지지만 사이 영의 76차례 완봉승보다 많은 역대 최다 완봉승(110승) 기록의 소유자였다. 투수전의 진수라 할 수 있는 1대 0 완봉승도 36차례나 기록했다.
투수가 단 한 점의 점수도 주지 않고 상대팀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완봉승은 완투승, 노히트 노런, 퍼펙트게임과 함께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기이다. 노히트 노런과 퍼펙트게임이 야수들의 지원과 큰 행운이 어우러져 어쩌다 찾아오는 기적과 같은 기록인 점을 고려하면 완봉승은 투수가 노릴 수 있는 사실상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투구 수 관리가 쉽지 않은 오늘날의 야구 경기에서 완투하기도 쉽지 않은데 완봉승을 따낸 것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완봉승을 따낸 투수는 당연히 특급 투수로 평가받는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9일 메이저리그 데뷔 두 달 만에 완봉승을 거두었다. 장거리 타자가 즐비한 LA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2안타로 꽁꽁 묶은 경기였다. 그는 이전 경기들에서도 기복 없이 빼어난 투구를 해 주목을 받아오다가 이날 정점에 달한 기량을 과시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직구와 변화구의 적절한 배합, 뛰어난 제구력과 속도 조절, 노련한 경기 운영 등이 합해진 결과였다.
류현진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야수들과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가짐을 지닌 선수라는 점에서 한층 돋보인다. 그가 미국에 진출하기 전 뛰었던 한화는 수비력이 약해 많은 어려움을 안겨 줬으나 그는 별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한때 야수들의 실수에 짜증을 낸 적도 있으나 당시 김인식 감독의 애정 어린 질책에 마음을 고쳐먹고 자신의 책임감을 더 강조하는 성숙한 투수가 됐다. 이런 자세는 LA 다저스에서도 이어져 팀 결속력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의 완봉승에 동료 선수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해 주는 모습에서 이를 느낄 수 있으며 그의 성과가 계속될 것임을 예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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